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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멀리서|컴퓨터교육 빠를수록 좋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금 일본에서는 이미 명인·본인방 양대 타이틀을 보유하고있는 조치훈씨가 기성전 7번 승부에서 「후지사와」(등택수행) 기성과 3대3으로 괭팽히 맞서 3대 타이틀 확보를 눈앞에 두고있다.
그러나 우리의 또 다른 천재 김웅용군은 어디에 있는가. 외국 텔리비전 방송에 출연했고,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그의 천재성이 결실을 보았다는 낭보는 왜 들려오지 않는가.
두 천재의 교훈은 어떤 능력을 가진 영재가 발견됐을 때 그것을 꾸준히 키워줄수 있는 교육환경여하에 따라 결과에서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날수 있다는 점을 잘 입증해준다.
흔히들 현대를 컴퓨터시대라고 부른다. 이 분야에서 처졌다는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아도 이 말을 긍정 할 수밖에 없는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대해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가고 반문한다면 그 대답은 부정적으로 나온다.
교육의 원초적인 목적이 사회 적응력의 함양이라면 당연히 컴퓨터시대에 맞는 교육시스템이 도입되어 있어야만 한다. 여기서 말하는 컴퓨터교육이란 컴퓨터자체를 다루는 교육을 포함, 컴퓨터에 의한 교육까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면 컴퓨터교육이 갖는 이점을 살펴본다.
컴퓨터교육은 우선 재래식교육의 단점보완에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수학·물리 등에 관한 재래식 교육방법이 공식계산이나 암기에 치우쳐있어 그런 학문들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포기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컴퓨터교육을 하면 공식풀이나 암기 등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 맡기고 인간은 아이디어를 개발하는데 치중함으로써 재래식 교육보다 효율적인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고 흥미를 갖고 학습에 임할수 있게 해준다.
컴퓨터는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 할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선생노릇도 해준다.
학생들은 컴퓨터가 제시 하는대로만 따라가면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완전한 학습을 할 수 있다. 컴퓨터는 조직적이고 논리적인 학습프로그램에 의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잘못을 지적해주거나 칭찬까지 함으로써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실재로 미국의 일리노이대학에서는 벌써 20년 동안 컴퓨터에 의한 강의프로그램인 플레이트(PLATO)를 각 분야에 걸쳐 8백여개나 개발, 각 급학교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컴퓨터교육은 특히 지진아나 영재교육에 효과적이다. 한 학급에서 70여명이 교육받는 우리의 밀집교실은 실제로 교육의 질을 하향편준화 시킨다는 지적이 빈번히 있어왔다. 개인의 학습능력에 대한 고려가 거의 불가능해 밀집교실에서는 학생들의 능력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는 프로그램에 따라 개인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어린이들의 숫자개념·기억력·거리감각·순발력 등을 키워주는 기초교육에도 컴퓨터가 많이 이용되고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선진국들의 개인용 컴퓨터 보급은 매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으며 학교에서의 컴퓨터교육도 조기화·보편화되고있는 형편이다. 미국의 개인용 컴퓨터보급만도 매년 두배가 넘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여 지난해만도 3백여만대가 팔렸다고 한다.
일본도 이미 77년부터 소학교에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에 6개 고등학교에서 컴퓨터에 의한 교육프로그램인 플레이토를 도입했고, 올해에는 국내업체 5곳에서 생산한 소형컴퓨터 5전대를 각급 학교에 보급, 컴퓨터교육시대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학교의 컴퓨터교육은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최고 교육과정인 대학의 전자계산학과 등 일부 학생들만이 컴퓨터와 접하게되는 것이 고작이다. 선진외국에서는 개인용 컴퓨터가 이미 옛 공대생들의 계산자처럼 보편화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실정은 너무나 뒤처진 것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컴퓨터교육을 조기에 실시해야하는 이유는 어릴때부터 수영장에서 수영선수를 길러내거나 미국인에게서 직접 영어를 배워야하는 것과 같다.
우리도 고교과정에는 컴퓨터교육을 보편화하고 초·중학교에서도 선별적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 그렇게하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교육시설기준령에 컴퓨터실비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형컴퓨터 한달 유지비가 교사 l명의 월급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교육환경기준에 컴퓨터를 첨가하는 것은 큰 무리는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교육환경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할 때다. 우리의 기본역량은 어느 민족 못 않게 우수하다. 실제로 미국 등지에서 첨단기술개발에 몰두하는 우리의 두뇌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청소년 중에도 우수두뇌는 수없이 많다.
그들에게 최선의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군의 경험을 또다시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컴퓨터조기교육을 실시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약력> ▲1934년 1월3일생 ▲서울대 공대 졸업 ▲미하버도대 공학박사▲서울대 대학원 강사 (컴퓨터운영연구) ▲5· 16 민족상수상 ▲현한국과학기술원부설 전산개발센터 소장 ▲저서 컴퓨토피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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