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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롯데 자이언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하나 둘 셋-.』거인군단 롯데 자이언트선수들의 구령소리가 일본 이브스끼(지숙)의 조용한 아침의 침묵을 깨뜨린다.
아침 8시, 롯데 선수들은 따스한 해풍을 마시며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거리를 지나 해변가 모래사장에서 가벼운 러닝과 산보로 하루 훈련을 시작한다. 이브스끼는 가고시마(녹아도)에서 기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온천과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평균섭씨15도의 휴양도시. 숙소인 가이조(해상)호텔은 해변가에 위치한 관광호텔로 이름나있다.
남국의 정취가 흠뻑 서린 구주의 이 스프링캠프에서 롯데선수들은 지난달 9일부터 28일까지 명실상부한 거인군단이 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강훈을 쌓았다.
훈련은 다른 팀과는 달리 자매팀인 일본 프로야구 롯데오리온즈 2군과의 합동훈련.
같은 구장에서 10명의 코칭스태프지도아래 팀웍을 다졌다. 박영길감독 등 4명의 한국 롯데코칭스태프와 「도이」감독, 「아라이」타격코치, 「이스까」수비코치, 「시마따」투수코치, 「에바라」스카우터,「조노우찌」전 요미우리자이언츠 투수 등 6명의 일본코치가 한덩어리가되어 타격과 피칭을 교정하는 완벽한 연무장이다.
산보와 러닝이 끝나면 식사를 하고 9시반에 호텔에서 미팅, 그리고 10시부터 숙소에서 4km떨어진 이브스끼시영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또다시 러닝과 유연체조(10시∼11시반), 팀수비(11시반∼12시반), 2개조로 나뉜 배팅과 개인수비(12시반∼하오2시반) 개인특별훈련 (하오2시반∼4시) 등이다.
이 같은 하루훈련이 끝나면 투수는 숙소까지 전원 뛰어서 돌아오고 타자는 2일에 한번씩 투수와 같이 러닝으로 귀가한다.
주된 훈련은 기본기훈련. 에이스 최동원도 이들의 특별지도를 받아 다리움직임(푸트웍)과 팔스윙이 크게 교정됐다. 현저히 벌어진 기초체력이 크게 향상됐고 투구자세도 안정됐다. 아직 기초체력이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아 60%정도 피칭을 하고있지만 시즌 오픈 전까지는 거물투수에 어울리는 스피드를 갖게될 것으로 일본코칭스태프는 자신하고있다.
박영길감독도 『지난해의 선수부족이 해소됐고 특히 최동원의 입단으로 투수로테이션에 구심점을 찾게돼 지난해 통산5위의 치욕을 깨끗이 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용지·유두열·김용철·김정수·박용성·우경하 등 6명의 선수들이 클린업트리오를 다툴만큼 이들의 타격이 수준급이라는 것이 박감독의 즐거운 비명이다.
수비에서도 김용철·김정수가 1루수, 김성관·우경하가 좌익수, 유두열·김석익이 우익수를 다투고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소득은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화된 것. 그것은 일본프로야구 롯데오리온즈 l군에서 탈락된 선수들이 5∼6일에 1명씩 2군으로 들어오고 2군선수가 다시 1군으로 승격하는 등 실력 있는 선수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세계의 비정함을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최는 미국프로야구 터론토 블루제이즈팀과의 2중 계약에 대해 『내가 만약프로선수였다면 82년9월의 세계아마선수권대회에 뛸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고 『선수자격문제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는 억지』라고 일축했다.
강속구의 최동원에다 심재원·차동렬·한문연 등 최고의 포수진을 갖고있는 롯데가 단단한 정신력으로 뭉쳐져 있어 올해는 거인의 참모습을 보여줄 것이 틀림없다.【가고시마(일본) =조이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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