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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괴르네 한국 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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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교수로 있는 바리톤 토마스 괴르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독일 가곡의 깊은 맛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이 낳은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올해 팔순을 맞았다. 슈베르트.슈만 등 독일 가곡의 해석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아온 그가 무대에서 은퇴한 것은 1992년. 그후 지휘와 후배 지도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피셔 디스카우가 후계자로 키워낸 인물이 있다. 바리톤 토마스 괴르네(38)다. 97년 '겨울 나그네'음반(하이페리온)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그가 10월 22일 오후 6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994석)에서 첫 내한 독창회를 한다.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슈말츠와 함께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하이네의 시에 의한 3개의 노래''리더크라이스' 등을 들려준다. 031-729-5615.

지난 10~17일 네덜란드의 항구 도시 로테르담 데 도엘렌 콘서트홀에서 제10회 '게르기예프 페스티벌'이 열렸다. 95년 로테르담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에 임명된 발레리 게르기예프(53)가 이듬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8일간의 음악제다. 올해 주제는 '세기말 음악의 초상(肖像)'.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거장들의 음악을 집중 조명했다. 바그너.말러.R 슈트라우스.스크리야빈.드뷔시 등의 향연을 대편성 관현악으로 펼쳤다.

13일 바리톤 토마스 괴르네는 게르기예프 지휘의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말러의 '뤼케르트 시(詩)에 의한 5개의 가곡'을 연주해 뜨거운 기립 박수를 받았다. 10일에는 말러.베르크의 가곡으로 같은 무대에 섰다. 괴르네가 오케스트라 반주로 부르는 말러 가곡에서도 슈베르트.슈만의 가곡 음반에서 들려줬던 따뜻하고 감미로운 음색은 유감없이 빛났다. 자연스런 발성으로 빚어내는 유연하고도 맑은 미성(美聲)은 가슴을 저미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가사의 행간을 읽어내는 섬세함과 깊은 음악성으로 다채로운 표현력을 보여줬다. 풍부한 성량과 폭넓은 다이내믹으로 다채로운 팔레트의 음색을 빚어냈다.

독일 바이마르에서 태어난 괴르네는 내로라 할 콩쿠르 입상 경력이 없다. 하지만 오로지 실력 하나로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다. 영국 음반사 하이페리온은 1987년부터 10여년간 슈베르트 성악곡 전곡 음반을 완성했다. 이때 토마스 햄슨, 페터 슈라이어 등 정상급 성악가뿐 아니라 젊은 신예를 발굴했다. 괴르네는 이때 피셔 디스카우의 강력한 추천으로 발탁되었다. 데카 레이블에서도 10여장의 음반을 냈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과 녹음한 슈베르트의'겨울 나그네''백조의 노래'가 가장 유명하다.

로테르담=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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