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북한, 대화에 나서길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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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정부의 ‘1월 중 남북 장관급 남북회담’ 제안에 힘을 실었다. 반 총장은 29일(뉴욕 현지시간) 유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북 간 대화야말로 상호신뢰 구축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유일한 지름길”이라며 “북한 당국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대화에 나서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개별 국가의 회담 제안에 성명을 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반 총장이 북한에 관해 주로 언급해 온 현안은 억류 미국인 석방(11월 8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2월 18일) 같은 인권 문제나 핵·미사일 실험 등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지난 29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통준위 정부 측 부위원장)이 제안한 ‘통-통(통일준비위원회-통일전선부) 회담’을 공개 후원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를 통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되는 등 북한을 압박하는 기류 속에 유엔 사무총장이 대화를 촉구하면 북한을 움직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반 총장은 북핵이나 인권 사안과 별개로 남북 간 대화가 우선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유엔 총회를 계기로 북한의 이수용 외무상을 만난 적도 있고 인천 아시안게임 무렵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3인방이 ‘방남’했을 때 성명을 낸 것도 남북관계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통준위를 비판하며 대화 제안에 선뜻 응하지 않았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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