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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치질은 생활환경과 습관에 따라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의 하나.
동양인의 경우 성인의 50∼70%가 치질에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남에게 병을 알리기가 어려워 그냥 지내다가 악화되어 괴로움을 받는 사람이 많다.
치질의 병리는 항문주변 정맥층에 몰린 피가 혈관에 압력을 가해 생긴 정맥류(諍脈遙)에 세균이 감염되면서 생기는 일종의 혹이다.
따라서 치질은 서서 생활하기 때문에 항문 쪽으로 혈압이 몰리는 인간에게만 걸리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출혈과 통증으로 불편을 느낄 뿐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심한 경우는 직장암으로 악화될 수도 있어 초기에 쉽게 치료를 해야한다.
치질의 증상과 치료에 관해 김광연 박사(고려병원 의과부장)에게 들어본다.

<남자가 많이 걸려>
(종류나 증상)흔히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르지만 증상과 부위에 따라 치핵·치열·치루·항문주위 농양·항문조기암 등 질병의 양상은 상당히 다양하다.
치핵은 치질 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치핵은 하부직장과 항문사이에 있는 정맥에 피가 비정상적으로 모여 혹처럼 돌출되고 여기에 세균이 침입해서 발생한다.
치핵은 직장 안에 발생하는 내치핵과 항문에 발생해 밖으로 빠져 나온 외치핵으로 구분되는데 이를 통틀어 수치질이라고 한다.
내치핵은 통증은 없지만 배변시 출혈과 항문 밖으로의 탈출이 특징이며 외치책은 통증이 매우 심하다.
치루는 항문이나 직장의 화농부분이 터져 작은 구멍이 생겨 농양이 조금씩 수시로 분비되는 질환. 암치질이라고도 불리는 치루는 오랫동안 방치해두면 암으로 이행되는 수도 있다.
치열은 만성적인 변비로 인해 항문이 갈라지는 것으로 피가 나고 심한 통증을 느낀다.
항문주위농양은 항문에서 세균감염으로 인해 농양이 형성된 것. 농양이 심할 때는 치루가 된다.
항문조기암의 증상은 피가 나오고 하루 3∼4회 정도의 잦은 변을 보게 되며 나중에는 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된다.
이러한 치질증세를 갖는 사람 중 60%이상은 우리가 보통 수치질과 암치질로 부르는 치핵과 치루다.

<임신으로 생길 수도>
(원인)치질의 주원인은 변비와 항문의 비위생적인 관리다.
혈액이 모여 항문주위나 직장의 아랫부분의 정맥이 팽창한 상태에서 변비 때문에 파열되면 치핵이 생긴다.
또 만성변비로 힘을 주어 변을 볼 때 항문벽에 상처를 주면 치열이 되고, 이것이 세균에 감염되면 항문주위농양, 농양이 악화되면 치루가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임신에 의해 일시적인 치질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폭음·폭식·하반신이 찬 경우에도 발생한다.

<일수좌욕으로 치료>
(치료)치질의 치료방법에는 보존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다.
보존요법은 약물주사나 고무밴드요법을 쓰는 것. 주사요법은 비소계 물질을 항문조직에 넣어 치질부위를 제거시키는 방법이며, 고무밴드요법도 치질부위를 묶어 고사시키는 방법. 보통 l∼2회의 주사나 5분 정도의 밴드처치로 간단히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증세에 따라 4단계로 나눈다. 출혈만 보이는 것이 1단계. 변비가 있을 경우에 배변 후 빨간 색깔의 피가 한 두 방울 떨어지는 정도다. 2단계는 배변시 힘을 주면 치핵 부위가 탈출했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단계다. 출혈과 통증·이물감을 느낀다. 3단계는 항문탈출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정상위치로 들어갈 정도의 단계다.
4단계는 항시 원상복귀가 안 되는 상태.
1단계에는 변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식사요법을 하면서 섭씨40도 정도의 물에 매일 2, 3회 10∼15분씩 항문주의를 닦아주는 온좌욕을 하면 치료가 된다.
2, 3단계는 보존요법으로 치료를 할 수 있으나 4단계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또 치루는 반드시 수술로 치료를 해야한다.
치료는 항문부위 조직의 전문지식이 있는 의사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출혈은 직장암에서도 나타나므로 치핵 정도로 판단해 치핵치료만 받으면 암에 대한 조기치료기회를 놓치는 수가 있다.

<항문주위를 청결히>
(예방)치질은 변비와 불결한 항문관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무엇보다도 신체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과 음식물섭취에 신경을 써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과 신선한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정맥층에 피가 몰리게 하는 음주를 삼간다.
배변 후 좌욕은 위생상태를 좋게 해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돕는다. 딱딱하고 찬 바닥에 오래 앉아있는 것을 피하는 것도 예방법의 하나. <이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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