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 경험과 지혜, 귀를 당기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우리 사회 모든 곳에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대학 교수에서 지난해 명예퇴직한 한상덕(57·사진)씨가 이달 5일 경남 창원도서관에서 한 강연 내용이다. 지역주민 20여 명이 강연을 들었다. 강연 제목은 ‘문화시대를 사는 법’. 2013년까지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일했고 이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무대감독, 영화사 부사장 등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한씨는 “가정에는 재미있는 가장이, 학교에는 재미있는 수업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사회의 불화·폭력·비리가 사라진다”는 내용을 들려줬다.

 이 강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인생나눔교실’ 프로그램이었다. 은퇴자·전문가가 강연자로 나서 많은 사람에게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는 사업이다. 강연자 179명이 9~12월 전국의 지역 도서관은 물론 학교·군부대·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며 강연을 이어갔다. 강연자는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선발했다.

 강연 주제는 다양했다. 무엇보다 은퇴 전 다뤘던 전문 지식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용준(64)씨는 서울시청 보건소에서 2010년 정년퇴직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기 성남시 중원도서관에서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건축물의 형태와 이해’ ‘시를 통한 인문학’ 같은 전문적인 강연도 있었다. 또 ‘유머로 성공하는 법’ ‘청소년의 꿈과 비전’ 같은 소소한 이야기부터 ‘경제감각과 이해’ ‘과학과 과학자 이야기’ 같은 실용적 주제도 등장했다.

 인생나눔교실은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에서 멘토로 자리매김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김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