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자회사에「풍선예금」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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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단자회사의 예금에도 예금 계수만을 늘리기 위한 풍선예금이 많다. 예금의 약30%가 대출과 같이 늘어나는 양건예금인 것이다. 10억원을 대출해줄 경우 이중 30%정도를 강제로 예금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규단자 회사의 무더기 설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런 식으로 대출과 예금 계수를 동시에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단자업계의 경우 신규 설립 이전의 예금합계가 2조원 가량이었던 것이 신규 설립이후 최근에는 3조3억원 수준으로까지 급속히 불어났는데 증가된 예금의 대부분이 이같은 양건예금에 의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단자회사들의 과열 경쟁 때문에 기업들이 단자돈을 얻어 쓰는 실제금리부담은 16∼17%에 이른다.
대출이자는 10억원을 빌은 것으로 해서 물면서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강제예금을 당한 3억윈을 뺀 7억원이니까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명목상의 금리보다 보통 4∼5%정도 더 높아지는 것이다.
이같은 비정상적 금융은 두말할 것 없이 신규회사들의 과열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규회사들의 사세확장을 과시하기 위해, 기존 회사들은 신규설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함을 내 보이기 위해 과장 계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심각한 변칙 금융은 선 수표다. 단자회사들이 잔고도 없는 은행 자기앞 수표를 아침에 끊어서 저녁때 입금시키는 방법이다. 기업들에 빌려주는 하루자금은 이런 식으로 조달한다.
물론 은행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5개 시중 은행당 평균 4백억원 정도이니까 선 수표로 돌아가는 하루자금은 모두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은은 이러한 단자회사들의 예금 과당경쟁과 변칙금융을 강력히 단속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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