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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국내 수산업에 활력 불어넣을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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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중( 韓中) 어업협정으로 어장이 크게 줄고 어자원이 고갈되면서 날로 위축되는 국내 수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가발용 원사 생산업체인 모드테크의 황호연(黃鎬淵 .52)사장. 그는 최근 미얀마 정부로부터 어업권을 따내 지난 11일 안강망 어선(1백t급) 11척으로 선단을 구성해 첫 출항에 나섰다.

해안선이 1천8백여㎞에 이르는 미얀마의 전체 영해에서 외국업체로는 유일하게 조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적으로 보장받은 것이다.

기간은 앞으로 7년이며 어획량은 제한이 없다. 다만 잡은 고기의 15%를 미얀마 정부에 주기로 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들의 어선들이 미얀마 영해에서 조업을 원할 경우 黃사장 회사로부터 쿼터를 배정받아야만 한다.

미얀마 해역은 참치를 비롯해 다금바리.대하 등 고급 어종이 많이 잡힌다. 지난 10여년간 외국어선들이 조업을 못한 탓에 고기가 많아 각국의 수산업자들이 눈독을 들여온 곳이기도 하다.

黃사장이 어업권에 도전한 것은 2001년 말. 현지에 거주하는 친구에게서 "태국 정부가 미얀마와 맺은 어업권이 국경 분쟁으로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되지도 않을 게 뻔하니 꿈도 꾸지 마라"고 말릴 정도로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1년 가까이 미얀마에 체류하면서 뚝심과 끈기로 정부 관리들을 설득해 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주변 국가의 경쟁업체들을 물리쳤다.

최근에는 조업을 위해 미얀마 정부 등과 합작으로 '모드테크 글로벌'을 설립했다.

그가 운영하는 모드테크는 종업원 1백여명의 중소기업이지만 세계 가발원사 시장에서 3대 메이커 중 하나로 꼽힌다. 가발은 1960~70년대 우리나라 외화벌이의 효자였으나 이후 사양산업으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그는 10년 동안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판 결과 정밀도.색상 등이 뛰어난 가발 합성원사를 생산해 연간 1백5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퇴출위기에 놓인 국내의 감척어선을 활용해고 미개척 어장의 풍부한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미얀마 정부와 건설.토목 등 다양한 분야의 공동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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