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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두점머리 젖히는 방향 …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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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8강 토너먼트>
○·박정환 9단 ●·저우루이양 9단

제8보(68~76)=두점머리는 젖혀라. 두점머리는 두드려라. 같은 말인데 바둑에서 제일 기분 좋을 때의 하나가 ‘두점의 머리’를 때릴 때다. 빵따냄 비슷한 쾌감을 안겨준다.

쾌감은 사실이다. 우린 바둑돌을 볼 때 우리 자신의 몸과 동일시한다. 상대의 돌은 상대의 몸과 동일시된다. 바둑은 놀이. 바둑이 아니어도 놀이에 들어가면 다 그런 식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두점머리 두드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론 아래를 두드려야 할지 아니면 위를 두드려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반상은 필연적인 진행이라 할 만한데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초점은 하변이다. 좁히면 68~71이고 더 좁히면 68 젖힘이다.

 보통은 ‘참고도’ 1 젖힘이 권장된다. 중앙은 넓기에 1선이나 2선, 3선보다 중요하게 다뤄진다. 하지만 어떤가. 오늘 1 젖히면 2~4가 필연이다. 너만 젖히냐, 나도 젖힌다. ‘참고도’는 백이 좋지 않다. 4 다음 백은 a 이어야 한다. 다음 흑은 b 또는 c인데 c가 답이다. 흑b는 백c 급소 맞아 흑이 곤란하다.

‘참고도’의 변화는 백이 손해가 크다. 중앙을 키워봤자 좌중앙 흑 세력 때문에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실전처럼 실리를 얻고 중앙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게 현실적이다. 74 끊는 점이 급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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