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자에 출석요구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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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맥아더 장군 동상을 둘러싼 대규모 격돌이 벌어졌던 인천에서는 아직도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역 인터넷 사이트 등에선 살벌한 어휘를 동원해 서로 공격하고 있고 자유공원 주변 상인들은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라며 울상이다.

경찰은 13일 정광훈 민중연대 대표 등 시위를 주도한 두 명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경찰은 철거를 주장하는 측이 11일 벌인 시위로 의경 한 명이 대나무에 눈이 찔려 실명위기에 처하는 등 경찰관 27명이 다쳐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시위대 측에서도 1명이 돌에 맞아 머리를 다치는 등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인천연대 홈페이지 등에는 '철거'와 '사수'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실이다'라는 제목의 게시판 글은 "맥아더의 포고령에는 '조선인들은 사람이 아니라 개.돼지 같은 존재'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다. '참나원'이라는 네티즌은 "그런 소리 하려면 월북하든지 이민 가라"는 글을 올렸다.

안상수 인천시장이 12일 "인천시는 맥아더 동상의 철거나 이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맥아더 동상 철거 주장을 맨 처음 제기한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낡고 추한 수구세력의 편에서 맥아더 동상의 존치를 주장하는 것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공격했다.

자유공원 아래 신포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윤모(47.여)씨는 "시위 때문에 생업에 지장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15일에 더 큰 시위가 예정돼 있다는데 또 셔터를 내려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정기환.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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