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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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경없는 하늘에다 울타리를 쳐 놓고
바람이 와서 눕는 낙동하류 을숙도엔
철새떼 울음소리에 가을이 묻어난다.
천둥오리 몇 마리로 짧은 해가 소란하고
서걱이는 갈대속에 스냅으로찍혀 온 사람
또 하나 갈대가 되어 가을을 흔든다.
발동선을 넘은 바람 귓볼을 물들일 때
내 홀로 넘나드는 시간의 푸르른 장
낙조는 강물을 덮고 노을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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