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자율화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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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처음 교복을 입었을때의 아들이 그렇게 예쁘고 대견스러울수가…』하는 옆집 중학생의 어머니 말 때문은 아니다. 믿음직스런 아들에게 단정한 교복을 입혀 보고싶은 생각은 모든 어머니들의 똑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빠를 꼭 닯은 아들에게 교복을 입고 교모를 쓴 옛날 사진 속의 아빠와 같이 교복을 입혀 똑같은 사진을 남겨 주었으면 하는 호강스런 생각은 자율화 시대에 밀려 곧 잊혀질 꿈이 되고 말았다.
「완전 자율화」-.
머리핀도 마음대로 꽂지 못했던 지난 날의 학창시절과는 얼마나 다른 환경이 시작되고 있는가.
예민한 나이의 아이들에게 허영심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를 복장과 두발 자율화로 검소함을 강조하는 생활의 가치관이 자칫 흔들리지나 않을지.
의복착용의 차이로 학생 스스로들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간격이나 생기지 않을지….
이렇게 걱정은 끝이 없다.
학생들이야 자율화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거라는 낙관론도 있으나 학교마다 어떤 기준을 두고 한계를 정해 규율에 더욱 엄격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높낮음이 없고 빈부의차가 없던 지난 날의 교복에 지금처럼 애착을 느껴본 적이 없다. 이제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들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검소한 생활에 늘 관심을 가지고 바른 길로 이끌며 보살펴 학생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도록 협력해 주어야겠다.
폐품을 이용하며 헌옷을 새옷처럼 고쳐 입힐수 있는 지혜를 기르며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서울은평구 불광동 219의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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