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차별 다신없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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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훌륭한 법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8월21일 신체장애자라는 이유로 법관임용에서 탈락돼 사회여론을 불러일으켰던 사법연수원 수료생 조병동씨(26)등 4명이 탈락 5개월여만인 31일 밤 판사임명 발령소식을 전해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한국소아마비협회심신장애자 재활협회 임원들과 보도기관으로부터 발령소식과 축하전화를 받고 가족들의 손을 잡고 기쁨에 들떠있었고 그 동안 염려해 준 친척·교수·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신규임용소식을 전하며 감사하기도 했다.
고향인 부산과 대구에 각각 머물러 있던 김신(25)·박은수(26)씨도 서울의 박찬(26)·조씨 등과 시외전화를 걸어 서로를 축하했다.
그 동안 법관임용을 위해 힘써온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 임직원들도 발령소식에 모두 자기일처럼 기뻐했다.
임직원들은 『이를 계기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장애자들에 대한 차별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탈락은 여론의 호된 비판을 불러일으켜 결국 1주만에 유태흥대법원장으로부터 『구제』공약을 받아 지금까지 5개월여동안 각자 집에서 책을 읽거나 논문을 쓰며 재임용날만 손꼽아 기다려왔다.
조씨는 1주전까지 「법개명의 징표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석사학위논문 4백50장을 탈고하느라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조씨는 『공부할 수 있고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탈락당시엔 전체 지체부자유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것 같아 가슴이 아팠지만 결과적으로 잘 해결돼 기쁘다.
장애자들에 대한 인권의식이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찬씨도 『기쁘다. 훌륭한 법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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