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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자율화 "어떻게 정착시키나"| 학교·교위 등 준비에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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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고교생들의 교복 완전자율화가 실시되는 3월 신학기를 앞두고 각 학교가 비상작전에 돌입하는가 하면 시교위·경찰 등의 대비책이 한창이다. 일제시대부터 내려오던 교복을 벗고 서구처럼 자유복을 마음껏 입어보게 되는 청소년들은 기쁨에 들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탈선도 늘고있어 학교당국이 비상에 걸려 있다.…○
일부학교는 교장 또는 교감의 책임아래 생활지도교사 등으로 「복장자율지도위원회」또는「선도위원회」를 구성, 특별지도계획을 짜고 가정통신문을 보내는가 하면 학부모와의 간담회 등도 개최하고 있다.
모처럼 주어진 교복자율화의 기회를 이용, 지혜로운 복장을 갖출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고 자칫 탈선의 길로 빠지지 않도록 선도하는 어른들의 주의가 아쉬운 때다.

<학교의 비상작전>
자유복을 입은 후 일부학생들의 탈선을 우려하면서도 시일이 지나면 차차 많은 수의 건전한 학생들은 복장의 틀을 잡아갈 것이라고 학교측은 전망하고 있다.
숙명여고의 경우 교장과 학생주임·가정담당교사 5명 등 7∼8명으로 용의복장위원회를 구성, 학생들의 복장을 중점지도하는 한편 한 달에 한번씩 조회 후 정기복장·용의검사를 할 예정.
인창고는 교무주임을 위원장으로 하는 복장자율화소위원회를 구성, 생활지도 담당교사들로 계도·지도·복식·기획위원을 두고 권장할만한 복장의 본보기, 교외생활의 기본수칙 등을 연구·지도할 계획이다.
또 수시로 복장검사를 실시해 분수에 맞지 않거나 혐오감을 주는 옷차림으로 5회 이상 지적을 받으면 학부모를 면담, 지도방안을 논의하며 그래도 선도가 안되면 근신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정신여고는 지난해 10월부터 시범적으로 교복자율화조치를 실시했는데 처음보다는 덜하지만 아직도 각 가정의 경제적차이에 따라 옷차림에 격차를 보이고있다고 학생주임 송창규교사(47)는 말한다.
따라서 다른 학생이 좋은 옷을 입고 오면 여건이 안 되는 학생들은 언니나 어머니의 옷을 입고 오는 일도 있고 자칫하면 좋은 옷에 대한 시새움때문에 성격이 비뚤어지기 쉽고 교외생활도 문란해지기 쉽다고 했다.
또 어떤 옷이 학생다운 옷이냐에 관해 학생과 교사들간에 견해차이가 있어 교사들은 고전적으로 수수하게 입도록 하는데 비해 학생들은 첨단적으로 유행하는 옷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등 애로가 많다는 것.
이에 따라 정신여고는 수시로 설문조사를 실시, 학생들의 의견과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학부모와의 간담회, 부적격한 용의·복장을 예시해 각성을 촉구하는 등 대책에 부심. 또 월1회씩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학급회의·학도호국단 및 직원회의 등을 통해 복장지도를 중점 실시키로 했다.
이대사대부고는 「면담기록대장」을 마련, 지도교사와 학생들간의 대화창구를 넓히고 이 기록을 토대로 문제점을 파악하며 복장과 교내외생활지도를 실시키로 했다. 또 교장을 고문으로 하고 교감이 위원장, 학무주임 및 각 학년별교사 1명씩 등 5∼6명으로 학생선도위를 구성, 학생들의 탈선을 막도록 지도키로 했다.
경기고교 김인숙교장은『교복시대의 교육은 외형교정에 치중된 결과위주의 생활지도였으나 자유복시대의 교육은 과정위주의 교육이 돼야한다』며 지엽적 통제를 줄이고 학생회·봉사활동 등 바람직한 학생활동을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18세, 15세의 2자녀를 중·고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이대용씨(51·서울남가좌동)는『자녀들을 학교의 지도에만 맡길 수 없어 매주 토요일저녁에 부모와의 대화시간을 갖고 서로 흉허물없는 대화를 통해 그들의 불만·고민·희망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다른 급우들에게 떨어지지 않게 옷을 입히기 위해서는 옷값을 종전보다 50%쯤 더 지출하게됐다』고 걱정했다.

<서울시교위>
지난 27∼28일 서울교육원(사직동)에서 서울시내 중·고교학생주임 6백여명을 소집, 학생지도 대책회의를 가지는 등 비상작전에 돌입.
시교위는 이 자리에서 복장자율화를 제2의 교육개혁에 비유, 앞으로는 득점위주보다는 과정위주의 학습을 시키도록 하고 특별활동·학급 및 학생회 등 자율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도록 시달했다.
교사들은 ▲모든 사회인은 청소년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보살피고 자녀들에게 검소한 복장을 입도록 지도하며 ▲청소년출입제한 업소에서는 학생출입을 시키지 말며 ▲의복제조업자들은 품위있고 값싼 청소년복장을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
시교위는 한편 서울시내에 ▲청량리역 ▲세종문화회관주변 ▲화신주변▲돈암동3거리 등 13개 취약지구를 선정, 지역마다 간사학교를 정해 경찰과 함께 지도활동을 펴고 있다.

<경찰>
올해를「청소년 자율질서정착의 해」로 정하고 청소년비행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편다.
특히 ▲학생서클간의 폭력 ▲지역간 편싸움 ▲조직폭력 ▲음주·담배피우는 행위 ▲남녀혼숙 등을 대상으로 술집·전자오락실·윤락가 등에서 단속을 편다.<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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