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 "계속된 북한 위협…한·미 대북 정책 방향 수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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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이 22일 소니 해킹 사태와 관련, “북한의 사이버공격은 일종의 침략 행위”라며 “북한이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계속하는 만큼 미국ㆍ한국은 대북 전략ㆍ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현 한국외대 석좌교수)과의 대담에서다. 최근 세계정책회의(WPC) 참석 차 방한, 박 전 위원장과 만났던 그는 e메일로 추가 대담을 가졌다. 하스 회장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외교ㆍ안보 담당 특별보좌관 출신으로 2003년부터 초당파 싱크탱크인 CFR 회장을 맡아왔다.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에 갖는 함의는.

"대 쿠바 정책기조 변화가 북한에도 적용되는 건 아니다. 쿠바는 미국에 더 이상 전략적 위협이 아니지만 북한은 핵ㆍ테러ㆍ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

-한ㆍ일 갈등 해소를 위해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내에도 한ㆍ일 관계 악화 우려 목소리가 높다. 미국은 공식ㆍ비공식 채널을 통해 도움을 제공할 의사가 있지만 결정은 한ㆍ일이 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이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일본이 아시아 역내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먼저 일본이 역사를 받아들이고 일본 국민이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이는 일본에게도 이득이다.”

-중국이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거라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구매력평가(PPP) 통계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숫자만 보면 양국간 경제 규모가 비슷할지 몰라도 중산층 비율이나 삶의 질은 확연히 다르다. 미ㆍ중 관계엔 협력과 경쟁이 공존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비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축이 외교다. 그런데 중국은 어떤 외교를 펼칠 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시 정책기조를 평가한다면.

“지지한다. 아시아ㆍ태평양은 21세기 가장 비중 있는 지역이다. 문제는 그 정책을 적극 실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정권에서도 이 정책 기조는 이어져야 한다.”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전망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을 들어보니 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느껴졌다. 통일 비용이 높기는 하지만 관리 가능하다는 건 독일이 입증했다. 통일 비용도 높지만 분단 비용도 높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미국대사와도 가까운데.

“직업 외교관이지만 대통령과는 가깝지 않거나, 대통령과 가깝지만 현안에는 정통하지 못한 두 부류이 대사가 있다.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과 가까우면서도 현안에도 밝다는 점에서 훌륭한 대사라 믿는다.”

글=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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