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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대통령 국정연설 요지|행정조직 정비『간소한 정부』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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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82년 한해동안 나라 안팎의 정세와 환경이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으나, 우리는 이 어려움을 헤치기 의해 함께 노력하여 뜻 있는 한해를 보낼 수 있었으며, 화를 복으로 바꾸는 저력과 슬기를 지닌 위대한 민족임을 입증했다.
먼저 세계정세를 되돌아 볼 때 지난 한해는 국제정치 질서의 다극화 현상과 주요국가들의 지도체제 변화 등에 의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더욱 고조되었던 해라고 하겠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이란·이라크전쟁과 레바논사태, 아프가니스탄사태와 포클랜드전쟁 등을 비롯한 국제적 분쟁 및 불안사태가 연속됨으로써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전쟁이 벌어질지 모를 각박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세계 강대국들이 저마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서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핵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안이한 사고가 오늘날 많은 국가들간에 널리 팽배해있지만 이 같은 안이한 생각이 오히려 핵전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지적해 두고자 한다.
인류역사가 생긴 이래 세계 곳곳에서 대소간에 수많은 전쟁이 있어왔지만 세계전쟁 사상, 자국이 개발하고 보유한 신 병기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지나온 예는 아직 없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인은 이 기회에 세계의 모든 평화애호 국가들에 이대로 가다가는 세계대전의 위기가 반드시 도래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리면서 인류를 멸망시킬 가공할 핵전쟁의 방지를 위해 대소간에 분쟁을 일삼지 말고 무엇이나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특히 북한은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대남 무력적화의 망상이 한반도 뿐 아니라 끝내는 인류 전체를 파멸시킬지도 모르는 세계대전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아 지금부터라도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방향을 전환할 것을 간곡히 촉구해 두고자 한다.
또 세계경제는 불황의 늪이 더욱 깊어짐에 따라 선진국의 성장이 대폭 둔화되고, 상대적으로 실업률은 최악의 상태를 기록하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한반도정세 갈수록 불투명>
이에 따라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등 자국 이익 중심주의에 철저하게 집착함으로써 나라사이의 경제 이익추구 경쟁은 실로 전쟁을 방불케 하였다.
지난 한해동안 우리의 주번정세를 살펴보아도 미·중공간의 관계경직이나 소·중공간의 화해분위기 고조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역정세는 더욱더 불투명해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공산집단은 한반도 적화의 꿈을 조금도 늦추지 않고 전쟁준비에 더욱 열을 올림으로써 내외사정의 악화에 따라 언제 무모한 대남 전쟁을 또다시 도발할지도 모를 그러한 긴장상태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복잡다단한 이리한 여건 속에서 그 동안 우리는 비리와 불신, 밀폐와 규제의 숨막히는 낡은 시대를 청산하고 정의와 신뢰, 개방과 자율의 청량한 새 시대를 구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여러 가지의 전환기적 현상이 어쩔 수 없이 나타났던 것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국민윤리와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몇몇 사건들이 일어나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것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작년 한해동안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 볼 때 여건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우리의 의지가 훨씬 더 강했다는 것을 분명히 자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정치면에 있어서 공개와 대화에 의한 새로운 정치상이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경제면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이 대부분 제자리걸음의 성장에 그친 데 반해 우리는 획기적인 안정기조 위에서 6%성장을 달성함으로써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 우리의 국제적 위치는 본인의 아프리카 및 캐나다 순방, 민족화합 민주통일 방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확산과 국제의회연맹 총회의 서울 유치, 그리고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선전분투 등으로 그 상승세를 가속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본인이 지난해 국정연세에서 제창한 3대 부정비리 추방운동도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로 매우 착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첫째, 부패심리 추방에 있어서는 국민적 성원과 공감대가 무척 두텁게 확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둘째. 물가오름세 심리 추방은 우리가 지난해에 거둔 가장 획기적인 성과중의 하나다.
우리는 한자리 숫자로 물가상승률을 억제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이는 건국이래 가장 낮은 기록이다.
셋째, 무질서심리 추방도 점차 그 토대를 단단히 잡아나가고 있다.
당초 걱정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던 야간통금해제가 지금까지 아무런 부작용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나, 제63회 건국체육대회가「질서체전」이란 칭찬을 받을 정도로 정연하게 치러진 것은 바로 우리의 질서의식이 성숙돼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한해를 되들아 볼 때 우리는 이룬 것도 많은 반면 이루지 못했던 것과 미흡했던 점 또한 적지 않다는 겸허한 자세를 가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특히 3대 부정심리의 추방은 초기단계에서 외형적인 규제에 의해 진전된 측면이 없지 않았던 만큼, 작년 한해가 3대 부정심리 추방에 대한 계몽의 해였다면 올 한해는 그것을 정착시키는 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투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불신풍조가 잔존하고 있으며, 또 이러한 속에서 유언비어의 폐해가 아직도 생겨나고 있는 점올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나 혼자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완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는 사실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이처럼 우리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분야도 한없이 많다. 따라서 제5공화국의 정신적 바탕이 되고있는 개혁의지는 앞으로 단절 없이 계속 이어져나가야 할 것이다.
자기의 문자를 만들고 이를 오늘까지 유지, 발전시켜온 민족들은 오늘날 대부분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서 있다.
우리만이 이 대열에서 예외가 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다른 민족들에 비해 조금도 뒤짐이 없는 선진조국을 우리는 기어이 이룩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자기의 짐을 스스로의 설계와 자신의 손으로 짓는 창조적 기상에 바탕을 둘 때, 그 선진은 참다운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선진조국의 창조」-. 그것은 우리의 국민적 여망과 시대적 소명으로서, 본인은 내 임기 중 신명을 바쳐 기필코 이를 실현하고야 말 것이다.
1980년이 안정에 대한 각성의 해이고 1981년이 체제정비의 해였다면, 지난해는 궤도진입의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983년은 바로 선진조국의 창조를 위한 본격 전진의 해가 되어야 하겠다.
「선진조국」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하는 우리 국민의 위대성과 국민적 저력은 이미 입증되었으며, 문제는 그 위대성과 저력을 어떻게 분산시킴이 없이 단단하게 결집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본인도 국민 여러분의 선두에서 앞장 서 달리며 선진조국의 창조를 위한 집념과 헌신의 한해를 보낼 것을 굳게 다짐하면서 이를 의한 국정방향의 대강을 밝혀 두고자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라야>
먼저 정치분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참다운 정치는 첫째「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국민을 위한 정치」「국민을 주인으로 하는 정치」여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신념이다.
새시대의 정치는 정치인들의 암투와 이해관계 추구의 장이 결코 되어서는 안되며, 오로지 전체국민의 권리와 행복, 그리고 사회정의의 구현을 위한 토론의 광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봉사하는 정치」가 정착되어야 하겠다.
본인은 그 동안「권력남용으로부터의 해방」을 여러 차례 강조한바 있는데, 권력의 남용은 바로「군림하는 정치」가 낳은 바람직하지 못한 유산인 것이다.
그리고 선동과 인기위주의 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에 봉사하는 점치가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고 국민을 이용하는 정치이기 때문에 우리가 단연코 지양해야할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세 번째로「남의 영역을 넘보는 정치」가 아닌,「자기 영역을 착실히 다져 가는 정치」 가 되어야 하겠다.
정치가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정치만능주의는 비리와 혼란으로 얼룩졌던 구시대의 논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정치는 다원화한 사회 속에서 남의 영역을 마구 넘보는 무질서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몫, 즉 사회의 질서유지와 여러 이익의 공정한 조정이라는 주어진 영역을 착실히 다져 가는「분수의 정치」「겸허한 정치」가 되어야할 것이다.
본인은 우리 역사의 오래된 병폐 중의 하나이며 근대사에서 민족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여 왔던 정치만능주의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특히 강조해 두고자 한다. ·
이러한 참다운 정치상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를 토착화시키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흑백논리의 극복을 통한 대화의 정치, 그리고 인기위주와 당리당략의 차원을 떠나 시대와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를 확립하기 위한 모두의 실천적 노력이 병행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의 토착화는 진정으로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공개정치의 실현이다.
우리는 지난해 정치의 모든 것이 국민 앞에 공개되는 새로운 풍토를 조성했으며, 어떠한 정책결정도 국민적 토론과 여론의 수렴을 거치지 않아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관행을 확립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부패와 비리의 불식을 통한 청렴 정치의 확립이다.
우리는 과거 청렴하지 못하고 공직을 이용하여 치부하는 지도층 때문에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사회정의가 타락됨으로써 국가사회에 실로 심각한 위해가 초래되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상대로 일할 각오 필요>
다음은 외교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
우리의 목표인 선진조국을 빠른 시일 안에 이룩하려면 모두가「세계를 상대로 일한다」는 자세와 긍지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세계의 곳곳을 가고, 또 세계곳곳의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오는 것을 우리는 원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외교의 기본방향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원칙 아래서 우리는 지역평화와 번영의 달성에 적극 기여하고 전통 우방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태평양 제국 및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증진을 위해 노력하며 체제와 이념의 차이에 관계없이 과감한 문호개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다.
이러한 방침아래 특히 수교 제2세기를 맞이하는 미국과는 전통적인 안보유대를 주축으로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민적 기반 위에서 상호관계를 확충 심화하는 한편, 양국 민간의 이해증진에 가일층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계기가 지난 주에 이루어졌다.「나까소네」수상이 취임 후 것 방문 국으로 우리 나라에 온 사실부터가 우선 중요한 일일뿐만 아니라, 특히 양국간에 있었던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엄숙하게 반성하고 한반도에 있어서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가 긴요하다는 인식아래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을 위하여 금후에도 상호 노력해 나가기로 한 사실은 매우 뜻 있는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종래에 볼 수 없었던 폭넓은 경제협력을 우리와 도모해 나가기로 한 사실에서 우리는 양국 우호의 기틀을 다지려는 일본정부의 희망과 성의를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한일관계의 새 시대를 구축하려는 일본정부의 결의는「나까소네」수상의 신념과 결단력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본인은 평가하고자 한다.
본인이 제창한 바 있는 태평양 정상회담은 태평양협력체제 구축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역내 주요제국의 이해와 지지를 확보하는 대로 조기에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개발도상국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들의 발전을 위한 자조 노력을 지원한다는 기본방침아래, 우리는 우리의 개발경험과 기술이 상호보완적으로 개발도상국의 국가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남남협력정책을 꾸준히 전개해 나갈 것이다.
우리와 외교관계를 갖지 않은 나라와 인적인 교류가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우리의 개방정책과 노력이 점차 공감대를 넓혀나가고 있는 결과로 평가하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를 해칠 의향을 지니지 않는 인사라면 그가 어느 나라 사람인가를 따짐이 없이 기꺼이 맞아들일 것임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다.
정부는 재외국민의 활동을 육성하고 보호하며, 그들의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함양시키기 위하여 제반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편, 국력의 국제화시대에 부응하여 국민의 해외진출을 장려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다.

<통일과업 우리세대에 완성>
다음은 조국통일 문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
조국이 해방된 지 38년째를 맞는 지금, 우리는 여전히 남북분단과 군사적 대치 속에서 통일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지난 1세기동안 겪어야 했던 국권상실과 국토분단의 뼈아픈 수난을 완전히 극복하고, 또 그러한 치욕의 역사를 우리 후손들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필코 우리 세대 안에 조국통일의 역사적 과업을 우리 손으로 달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만일 가까운 장래에 통일을 향한 민족의 진로를 확고히 세우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은 또다시 세계무대의 변두리로 밀려나 국제정치의 희생물이 되고 과거와 같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하게될 수도 있다.
통일의 기반과 원동력은 남북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데에 있다.
남북이 진정으로 민족의 이익을 우선시켜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면 사상과 제도의 장벽을 과감히 뛰어넘어 조건 없는 대화에 마주앉지 못할 이유가 없다.
본인은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해 이 자리를 통하여「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을 내외에 천명하고 북한측에 대하여「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여 민족의 현실문제와 장래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을 거듭 촉구했던 것이다.
이것은 서로 자기가 원하는 통일방안만을 고집하는 자세를 탈피하고, 민족전체의 자유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 폭넓은 대화를 통해 쌍방이 제기하는 모든 문제를 협의함으로써 민족의 진로를 공동으르 개척해 나가자는 것이다.
통일방안을 둘러싸고 일방적인 주장만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문제해결에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호간의 긴장과 대립을 조장하는 결과만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통일방안을 제시한다 해도 말로만 통일을 주장하면서 통일을 위한 대화를 거부한다면 모든 것은 무의미한 것이다.
남북한 당국의 최고책임자가 만나는데 있어서는 어떠한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접촉과 대화의 광장을 하루 속히 마련해보자는 것이 본인이 강조하고 있는「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회담」의 참뜻이라고 하겠다.
우리는「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회담」이 실현되면 거기에서 남북한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재발을 방지하기 의한 효과적인 조치를 강구하며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과 북한이 주장하는 통일방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함으로써 통일문제 해결의 토대를 마련하고 국제무대에서 남북한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민족역량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강구하고
-나아가서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한 국제적인 여건을 조성하는데 획기적인 진전을 이룩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나는 오늘 이 기회를 이용해서 다시 한번 북한측에 대하여 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의 조속한 개최에 동의할 것을 촉구하는 바다.
다음은 국방에 관해 말씀드리겠다.

<유사시 승전태세향상 노력>
80년대의 불안정한 안보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침략세력에 의한 전쟁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전승을 보장할 수 있는 임전태세를 확립하는 것이 우리 국방의 기본지침이다.
이러한 원칙 위에서 정부는,
첫째, 전술전기를 계속 연마하고 한미연합훈련과 육·해·공 3군 합동훈련을 통하여 고도의 전투역량을 기르는데 힘을 기울이는 한편 대비정규전 작전태세를 보완하고 실전적인 야간훈련과 각종 훈련을 강화함으로써 적의 어떠한 공격도 저지·격퇴할 수 있는 튼튼한 방위태세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둘째, 전투부대의 전력을 우선적으로 보완하고 질 위주로 군사력을 개선할 것이며, 각종 무기체계는 한국형 국산장비를 중점 개발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할 것이다.
셋째, 예비군전력의 동원태세를 보완하기 위하여 올해를「예비군훈련을 혁신하고 기강을 확립하는 해」로 정해 획기적인 운영 개선책을 강구함으로써 수도권을 비롯한 도시방위와 후방방위를 위한 주력으로서 그 사명을 다하도록 해나가겠다.
넷째, 장병에 대한 정신교육을 강화하여 투철한 국가관과 민족관을 정립하도록 하고 왕성한 호국사명감을 고취시켜 사기충천한 장병 및 부대를 육성해 나갈 것이다.
다섯째, 적정규모의 전력보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획관리제도를 확립하고 중·장기정책을 발전시켜 국방자원관리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여섯째, 금년 제15차 한미 안보협의회에서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30주년의 의의를 부각시키고, 강력한 안보 동반자로서 한미 군사협력기반을 확대할 것이며, 군사외교활동을 다변화함으로써 국제 군사협력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제2의 도약」꼭 성취돼야>
다음은 경제사회개발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
우리 경제의 향방과 밀접한 함수관계를 갖고 있는 세계경제 환경은 올해에도 호전될 징후는 별로 보이지 않은 채 계속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이 올 한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세계무역이 과거처럼 늘어날 수 없게되어 개발도상국도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전진을 멈출 수는 결코 없으며 어떠한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제2의 도약을 성취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이러한 과제를 이룩하는 비결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한파에도 꺾이지 않을 굳은 의지와 튼튼한 체질을 갖추는 것이 바로 그 비결이다.
새해 시책의 중점부분을 말씀드리겠다.
첫째, 경제의 안정기반을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해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안정 없이 이룩되는 경제성장은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문제가 오히려 더 클 뿐만 아니라 또 오래 지속될 수도 없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경험한 바 있다.
다행히 금년에도 해외로부터 오는 물가상승 요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따라서 국내 요인만 잘 관리하면 작년보다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작년처럼 국내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재정·금융 등의 모든 시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둘째로,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경제가 적정성장을 이룩하자면 무엇보다도 수출이 증대되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서는 경쟁력이 배양되어야 하는데 국제경쟁력은 바로 기술혁신과 품질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달성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앞으로 정부는 기술혁신과 인력개발을 촉진시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이 나타나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 각종 경쟁촉진시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정거래제도의 조기정착과 수입 자유화 촉진으로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세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여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다.
또 5개 시중은행의 민영화를 끝내는 한편,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하여 금융자율화를 계속 추진하고 이에 맞추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넷째, 복지 농어촌 건설의 기반을 착실히 다져나가겠다. 복지 농어촌을 이룩하는 지름길은 무엇보다도 주민의 소득증진을 다변화시키는데 있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정부는 농민의 경우, 쌀과 보리에만 의존하던 지금까지의 경향에서 벗어나 채소·과수 및 축산 등의 복합영농체제를 갖추도록 유도하고 어민의 경우, 양식어업을 적극 육성토록 해나갈 것이다.
또 농어촌지역에는 그 특성에 알맞게 중소기업형 공장을 연차적으로 유치하기 위하여 세제·금융 면에서의 지원을 강화하고 도로·상수도 등 농어촌의 생산기반시설을 계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수산분야에 있어서는 연 근해 수산자원의 합리적 육성관리와 어항개축, 노후어선의 대체건조 등 생산기반시설의 확충으로 어업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주요 연안국과의 어업협력을 증진하고 새 어장 개척을 촉진하여 원양어업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생산된 농수산물이 제 값을 받고 팔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농수산물의 유통구조를 정비하겠으며, 식생활 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주곡의 자급도롤 높이도록 할 것이다.
다섯째,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제반시책을 강구해 나가겠다.
정부는 유망한 중소기업을 계속 발굴하여 시설근대화를 촉진하고 기술 및 경영지도를 더욱 확충해 나갈 것이다.
또 생산에 직결되는 기술정보체계를 확립하고 중소부품 전문생산체계의 확립, 계열화사업의 추진 등으로 경쟁력 있는 부품생산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대기업과 상호 보완적으로 공존하는 관계를 정립해 나가도록 하겠다.
여섯째, 국민복지의 향상을 위해 주택·보건의료·의료보강 등의 분야에 계속 역점을 두고, 이와 함께 원호시혜도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
주택문제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급확대를 위하여 국민주택 건설을 늘리고 주택경기의 회복에 따라 주택건설자금 지원도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투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다.
또 전국의 무 의사지역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고 의료취약지역 주민에 대한 1차 진료를 담당할 보건진료원을 계속 양성, 배치함은 물론, 각종 보건의료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의료시설의 평준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의료보호와 의료보험의 적용대상을 점차 확대하여 연차적으로 의료보장 수혜 범위를 늘려나갈 것이다.
일곱째, 노사협조의 내실화에 주력해 나가겠다.
정부는 생산적인 노사협조체제를 구현하고 노사자치능력을 배양하여 직장이 제2의 가정으로 정착되도록 시책을 강구해 나가겠으며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보장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노력함으로써 직장생활의 안정과 근로자 가계의 향상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여덟째, 균형 있는 지역개발을 기해 나가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우선 정부는 지방 중소도시의 상·하수도 시설확충 및 도시 기반 정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시민생활의 기본수요를 충족시켜 나가는 한편, 장기적 안목에서 도시마다 전통과 개성을 살려 생산과 문화와 생활의 중심지로서 거점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방 중소도시를 적극 육성해 나갈 생각이다.
또 농어촌개발을 위한 투자도 대폭 넓혀 고향을 지키고 가문과 전통을 지키는 생활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새마을 민간조직의 추진역량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전인-평생교육체제 확립>
다음은 교육 부문에 관해서 말씀드리겠다.
정부는 국민정신교육의 강화와 고도산업사회에 부응하는 과학기술교육의 진흥, 그리고 전인교육과 평생교육체제의 확립에 중점을 두어 새해 시책을 펴나갈 것이다.
국민정신교육을 위해서는 교육의 이념과 내용을 체계화하고 교육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와 함께 민족사관을 확립하여 문화민족의 긍지를 고양시킴과 동시에 시대를 이끌어 가는 주인의식과 민족통일의 주체세력으로서의 사명감을 배양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다.
아울러 새마을정신이 국민의 생활 속에 정착되도록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새마을교육을 강화해 나가야하겠다.
그리고 과학기술교육의 진흥을 위해 정부는 기초과학교육을 확충하고 실험·실습과 실기중심의 교육을 정착시키며, 고급기술인력의 양성으로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는데 공헌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문화적인 주체성 확립하자>
다음은 문학·예술분야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
이 분야에 관한 정부의 기본방향은 국제화시대와 개방시대에 대응하여 한국민족과 한국문화의 긍지를 확립하고 본격적인 산업화시대의 도래와 도덕적·윤리적 가치상실에 대비하여 문화적인 주체성몰 확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문화재를 보존·개발하고 수난의 역사현장을 국민교육 도장으로 정화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예절과 같은 우리의 전통가치를 찾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전국민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동참하는 것이 민족주체성을 확립하는데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정부는 그 여건조성을 촉진해 나갈 것이다.
또 문화권의 신장을 위하여 지역과 계층, 그리고 세대간의 문화적인 격차를 해소하는데 역점을 둠으로써 문화발전의 혜택이 전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해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88년 서울올림픽이「문화올림픽」의 명성을 들을 수 있도록 격조 높은 예술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우수한 예술작품이 널리 보급되게 이끌어 나가겠다.

<체육정책, 주요 국책으로 추진>
다음은 체육부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정부는「산업입국」못지 않게 체육을 통해 국위를 떨치는「체육입국」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아래 작년에 체육부를 발족시켰으며,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정부시책의 하나로서 국민체육진흥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 간에 체육이 일상생활화 할 수 있도록 체육·취미활동을 활성화하는 등의 다각적인 국민체육 진흥책을 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인선수 및 우수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지원하고 은퇴 후의 생계 및 현역선수생활 동안의 재해에 대비하여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

<「일하는 정부 상」구현 힘써>
다음은 행정 분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첫째, 정부는「일하는 정부」상을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부는 그간 불합리한 기능의 조정과 이에 따른 조직의 정비를 추진하여 왔지만 앞으로도 정부기능과 조직을 중·장기적 차원에서 정밀 분석하여 책임성과 능률성에 입각한「간소한 정부」구현에 더욱 역점을 두어 나갈 방침이다.
이와 아울러 행정이 국민생활에 관여하는 폭을 줄이고 정부 기능의 민간위탁 및 행정권한의 과감한 위임을 계속 추진하여 정부역할을 효율화하고, 행정의 현실성을 높임으로써 능동적인 책임행정 체제를 더욱 굳게 다져 나가도록 하겠다.
둘째, 신뢰받는 봉사행정을 위해 힘쓸 것이다.
신속하고 친절·공정한 대민 봉사행정을 위하여 대민 행정체제를 계속 보강해 나가는 동시에 불합리한 행정운영형태를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이를 쇄신함으로써 국민 편의 위주의 봉사행정 체제를 갖추어 나가도록 장려해 나가겠다.
그리고 정부의 주요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가능한 한 폭넓게 듣도록 하는 한편,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게 함으로써 행정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책임지는 행정 상을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셋째, 안정되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신뢰받는 깨끗한 공직풍토를 정착시키기 의하여 공직자에 대한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공직사회의 부조리를 원칙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제도적인 대책을 계속 연구해 나가겠다.
그리고 성실하고 유능한 공직자는 안심하고 맡은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직업공무원제도룰 확충하는 한편, 우수인력의 유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국제사회의 기류가 험난하긴 하지만, 외풍이 거세면 거셀수록 창조의 불길을 더욱 굳세게 지탱하려는 우리의 굳은 의지와 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성패의 열쇠는 운명이나 남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의지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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