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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비켜가자 … 하이브리드카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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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휘발유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hybrid car)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치솟는 유가는 대부분의 산업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하이브리드카 부문은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질적인 공급물량 부족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겹쳐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최근 갤런당 60센트 가량 오르며 3달러 선을 넘어서자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휘발유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가 잘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선두주자는 일본 자동차=하이브리드카를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선보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도요타의 '프리우스'(사진)는 지난달에만 미국 시장에서 985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 8월까지 프리우스는 7만2849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3만1406대)의 두배를 넘었다.도요타는 또 하이브리드카로 제작된 렉서스 모델을 지난달에만 2607대 팔았다.

혼다의 '시빅' 가운데 하이브리드카로 만들어진 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한달 전보다 무려 세배 이상 늘었다. 미국 자동차 업체중에서는 포드가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인 '이스케이프'하이브리드카를 지난달 1400대 팔았다. 휘발유와 전기로 움직이는 이 모델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판매 실적이 좋았다.

◆ 고유가, 오히려 기회=한달에 70만대 가량 팔리는 미국의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6%로 아직 낮은 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점유율이 낮은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CNW에 따르면 조사대상 소비자의 3분의1이 "하이브리드카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7월보다 네배나 늘어난 것이다. 시장 평가기관인 '컨슈머 리포트'의 자동차 시험 담당자는 "현재의 유가 수준에서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타면 휘발유만 사용하는 도요타 모델 '코롤라'에 비해 1년에 530달러의 휘발유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향후 10년안에 10여종의 새로운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의 25%(연간 60만대)를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 하이브리드카=휘발유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절약형 자동차. 시내에서 운전할 때는 휘발유를 쓰지 않고, 전기 모터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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