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생색' 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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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최근 천안시는 5월에 열렸던 '전국국민생활체육축전'의 전 과정을 기록한 '백서'를 발간했다.

칼러사진 위주 323쪽 분량의 호화 장정으로 꾸몄다. 시는 권당 6만원이 든 이 책을 300부 펴내 시청 각 실.과와 읍면동사무소에 200부, 나머지는 충남도와 사회단체.학교에 배포했다.

천안YMCA 지방자치위원회 김우수 간사는 "이 행사는 국민생활체육협의회와 충남도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천안시는 아산.연기.공주 등 다른 시.군과 함께 경기장을 운영했을 뿐인데 왜 시가 행사 백서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서 첫 쪽은 시장의 사진과 인사말로 장식됐다. 제1편은 '희망이 넘치는 미래도시, 천안' 소개와 제2편은 '천안시 대회준비 및 운영'으로 꾸몄다.

이 때문에 "시 홍보를 위해 백서를 제작한 것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시는 대회가 끝나자 이틀만에 이 행사의 지역경제 효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시 용역(660만원)을 받은 남서울대의 '127억원 생산유발효과'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천안 시정소식지(2005년 5월 발행)는 곧바로 '국민생활체육축전, 역대 최고로 성료'란 제목으로 홍보했다. 남서울대는 선수단 2만명의 2박3일 숙식비 39억원, 관광객 5만명 지출액 37억원 등 직접 지출비를 총 91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금액을 근거로 생산유발효과를 가늠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간사는 "주먹구구식 계산에 따른 경제유발 효과"라며 "전형적인 생색내기 행정에 시가 혈세 2000여만원을 낭비한 꼴"이라고 말했다. 청주 등 충북 시.군서 열린 2002년 생활체육축전때는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보고서를 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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