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의문화저작상 수상자 프로필·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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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삼성미술문화재단이 제정한 도의문화저작상 제12회(82년도)수상자가 결정됐다. 이번 저작상 모집에는 소설부문에 46편, 희곡부문에 23편이 응모해 예심과 본심을 거쳐 소설부문에 김태영씨의『훈풍』이 당선작으로, 양헌석씨의『막을 올릴때』가 가작으로 뽑혔다. 그러나 희곡부문에서는 당선작을 내지 못하고 성준기씨의 『우상의 도시』가 가작으로 결정됐다.

<소설당선 김태영|소설 30여편 발표…「6·25문학」정착 노력>
작품『훈풍』으로 소설부문에 당선한 김태영씨(50)는 76년「한국문학」을 통해 데뷔하고 30여편의 소설을 발표한 중견작가.
『훈풍』은 6·25때 부산과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그 속에서 벌어지는 포로와 국군경비병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것이다.
3부작으로 계획한 작품의 제2부가『훈풍』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작품을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찾고 민족화합의 길을 찾아보려했다. 이 소설은 자신의 체험과도 관련이 있다고.
『6·25를 생생하게 체험한 세대로서 6·25문학을 정착시켜보려는 것이 저의 작가적 목표입니다.』
경기도개풍출신으로 경희대영문과를 졸업했다. 현재 코리아타임즈 특집부차장.

<소설가작 양헌석|전쟁 못 겪은 세대의 삶에 대한 의식 추적>
『막을 올릴때』로 소설부문에 가작 입상한 양헌석씨(28)는 82년 소설문학 신인상을 받은 신진작가.
『굶주림이나 전쟁의 폐허, 문명의 파괴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의식을 이 소설 속에 드러내 보려고 했읍니다.』
기성세대처럼 쓰라린 단면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이들 젊은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일까를 양씨는 추적하려고 한다.
『요즈음의 사회가 무생물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도 큰 활기가 없는 것 같읍니다.』양씨는 죽음의 문제등 추상적인 이야기를 젊은 작가들이 다루게되는 이유를 이같이 풀이해본다.
부산출생. 인하대기계과를 졸업했다.

<희곡가작 성준기|대중이 볼 수 있도록 관객 폭 넓혀야지요>
『우리 연극에는 오락적 기능이 부족합니다. 관중들이 이야기에 끌려 들어가 흥미를 느끼게 하는 연극이 적다는 이야기지요.』『우상의 도시』로 희곡부문에 가작 입선한 성준기씨(37)는 우리연극의 실태에 대해 격앙된 어조로 말한다.
『서구의 부조리극·전위극들을 그대로 국내에 소개하거나 비슷한 작품을 써내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지식인이 볼 수 있는 연극이겠지요. 그러나 대중이 볼 수 있는 연극도 중요합니다. 연극 관중의 폭을 넓혀야합니다.』
『우상의 도시』는 가상의 도시에 있는 개(견) 공원을 무대로 현대인의 속물근성과 허위성, 권력층의 권위주의 등을 꼬집은 작품.
성씨는 앞으로 소극을 많이 쓰겠다고 한다. 경남거창출생.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했다. 8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희곡부문에 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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