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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사과쪽지'…박창진 "더 참담, 준비된 사과 아니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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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사과쪽지’. [사진 KBS1 뉴스라인 캡처]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박창진 사무장에게 전달한 이른바 ‘조현아 사과쪽지’가 공개됐다.

박창진 사무장은 17일 KBS1 ‘뉴스라인’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신의 집 문틈에 남기고 간 사과 쪽지를 공개했다.

이날 박창진 사무장이 공개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과쪽지에는 ‘박창진 사무장님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갑니다. 미안합니다. 조현아 올림’이라고 쓰여 있다.

이에 박창진 사무장은 “보여주기식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것이 과연 진정한 사과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박창진 사무장은 “(쪽지를 보고) 더 참담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전혀 준비된 사과가 아니었고, 한 줄 한 줄에 저를 배려하는 진정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 재직을 원하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박창진 사무장은 “많은 고통과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자존감을 찾기 위해서 저 스스로 대한항공을 관두지는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 임원이 국토부 자료와 맞지 않는다며 사실관계확인서를 10차례 이상 다시 쓰도록 했다”며 “확인서를 내가 직접 보낸 것처럼 e메일로 재전송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또 “(뉴욕 공항에 내린 뒤) 회사 측이 최초 보고 e메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나뿐만 아니라 당시 있던 관계자들에게 했다”고 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17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해 12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에 소환됐던 조현아 전 부사장은 18일 새벽 2시15분이 돼서야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조사를 마친 조현아 전 부사장은 동행한 변호사와 함께 차량에 탑승하려 했으나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 막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5분여간 침묵으로 일관한 채 고개만 숙였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이날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여객기 일등석에서 벌어진 상황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과 사무장을 폭행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조 전 부사장은 폭행을 일부 시인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박창진 사무장은 검찰 조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책자 케이스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고,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고 진술했다. 일등석 승객 박모(32·여)씨도 “책을 승무원 가슴팍에 던졌다”고 했다.

기장의 경우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자체 판단으로 회항했다”고 했으나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이 회사 측 지시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대한항공 임원들이 거짓 진술 강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본사 압수수색에서 승무원 등이 강요에 따라 작성한 경위서·시말서를 확보했다고 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증거인멸에 관여했을 경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조현아 사과쪽지’. [사진 KBS1 뉴스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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