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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선수의 판정항의 대부분 근거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신사의 스포츠」로 알려진 테니스는 국내에서만도 2백50만명이상의 동호인구를 확보, 명실공히 대중레저스포츠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현재 협회에 가입된 등록선수만도 2천3백9명(남1천3백64명, 여9백45명)이 되는 테니스 역시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공식경기는 물론 친선경기에서도 심판의 판정에 대한 함의가 찾아 말썽이 되기 일쑤다.
하물며 세계적인 프로경기에서도 「지미·코너즈」, 「존·매켄로」같은 선수들이 판정에 불복, 욕을 해대거나 라케트를 집어던지면 소동을 벌이는가 하면 「일리 나소타세」는 코트에 드러눕기도 예사여서 「코트의 악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심판판정에 대한 선수들의 항의는 얼마만큼 정당한 근거를 가진것일까.
선수와 심판의 엇갈린 주장 중에서 어느쪽이 옳은가에대한 정확성의 확률도를 밝혀놓는 데이터가 판명됐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트라부코캐년에 있는 빅바덴테니스전문대학부설 코트연구소에서는 미국테니스협회의 도움을 받아 일련의 실험을 마무리 지었다.
실험내용은 사이드라인, 엔드라인및 서비스라인 부근에 떨어지는 볼의 위치를 두고 주심·선심·선수가 각각 나름대로 판정을 내린 다음 3대의 고속촬영기와 아이마크 레코더를 사용, 정확도를 산출해내는 것이었다.
그결과 서브된 공의 평균속도는 시속 1백60㎞내외의 스피드를 가졌고. 선심은 라인5㎝안팎에 낙하된볼의 판정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과 2백4개중 1개의 실수를 범해 0·5% 오판율을 나타냈다.
다음은 주심으로 8㎝내외의 판정에서 73개중 2개를 틀려 3%의 오심확률을 보였다.
가장 오판율이 높은사랍은 경기중인 선수로 15㎝내외의 볼을 혼동하고 있는데 63개중 7개를 착각, 11의 오판율을 나타냈다. 「기데온·아리엘」 코토연구소장은 이같은 결과외에도『테니스볼이 바운딩될때는 정확하게 한점에서 튕겨지는게 아니고 적어도 3∼4㎝정도가 미끌어지면서 바운드 된다. 게다가 되반사각도 일정하지않아 15도이상의 왜곡율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있다.
결국 볼이 라케트에서 받는 스핀의 강도에 의해 발생하는 미끌어짐과 왜곡반사가 사람들의 시신경에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전프로테니스선수였고 지금은 테니스이론가협회장을 맡아 테니스해설가로 명성이 높은「빅·바덴」씨(53)는 『「매켄로」나 「코너즈」·「나스타세」 같은 선수들은 한지점을 가리키며 『여기요, 여기』라고 소리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지점을 알고서하는 얘기가 아니죠. 공이 지면을 때리는 시간은 3천분의 1초정도입니다. 전구가 60사이클(l초에 60번명멸한다)이라는걸 감안해보면 사람은 그순간을 보지도 못한다는게 명백하지요. 다만 바운드되기 직전과 후를 볼수있을 뿐입니다』고 설명한다.
『프로경기중에 발생하는 항의는 실제로 판정 그자체에 대한 항의라기 보다는 심판에게 다음번 판정에 대한 부담을 줌으로써 자기에게 유리한 선입견을 주고자하는 프로선수들의 제스처입니다. 사실 유명프로선수들의 이런 제스처는 수많은 팬들의 야유와 함께 심판을 괴롭히고 있지요』라고 「월·아리아스」 프로테니스심판은 덧붙였다.
결국 이 실험결과는 주심이 판정을 내릴때는 선심의 판정에 우선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과 경기중인 선수들은 안쪽이냐 바깥쪽이냐에 대한 느낌만 가질뿐 정확한 지점은 모르고 있다는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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