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외교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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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그런가하면 야당의 야당다운 고민·노력같은 것이 별로 엿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올해의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였어요.
- 차원의 집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아직도 단편적인 플레이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 그 원인으로는 리더십문제도 있겠고 성원의 자질문제도 지적돼야겠죠.
- 여당 쪽은 반대로 항상 당내민주주의가 문제죠. 이·장부부사건 당시 한때 「백화제방」 시절이 있었는데 그후엔 잠잠해요.
- 행정부 쪽으로 얘기를 돌려볼까요. 대통령의 국회 국정연설이 15년만에 부활된 것은 기억할만한 일이었죠.
- 연두순시가 없어지고 대신 각 부처의 실무국장들이 청와대에서 소관업무를 직접 보고하는 새로운 스타일도 도입됐죠.
- 국정연설에서 3대부정심때 추방운동이 제창되었고 그것이 의식개혁운동으로 연결되었읍니다.
- 정부의 야심적인 공약이었던 공직자윤리법은 정부가 과연 실시할 의도가 있느냐는 의구심도 한때 낳았지만 결국 연말이 다 돼서야 시행령을 국회에서 공개했죠.
- 「참신」 또는 「이상」에 치우친 목표나 슬로건이 현실 벽에 부닥치는예는 많습니다. 실명제가 바로 그 대표적 예가 아닙니까.
- 일제의 잔재인 총독부청사였던 중앙청을 민족수난사의 교육장인 박물관으로 바꾸기로 한것도 빼놓을수 없는 일입니다.
- 김상협총리는 취임후 국무회의에서의 토론을 강조해 종전에 하오에 열던 국무회의를 상오로 옮기고 이어 점심을 같이 하도록 해 국무위원간에 대화를 많이 하도록하고 있읍니다만 그렇게 활발한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각부장관만이 아니라 국무위원이란 입장에서 보다 활발한 토론이 있는 것이 좋을것 같아요. 그래야 협조도 잘되고 시행착오도 줄어들지 않겠어요.
- 올해엔 외교면에도 굵직굵직한일이 많았던 것같아요.
- 연초에 전대통령이 제의한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은 비록 북한쪽에서는 차가운 반응입니다만 대외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읍니다.
- 그러한 면은 비동맹외교뿐 아니라 우리 외교의 지평을 보다 넓히는 바탕이 될것 같습니다.
- 프랑스의 대북한승인 움직임등이 한때 정부를 긴장시켰읍니다만 반면에 소련관리및 기자의 내한등 공산권의 대한 접근 기미도 두드러진 한해였읍니다.
- 대일외교는 교과서 파동으로 인해 홍역을 겪은 한해였읍니다.
작년에 넘어온 한일경협도 다시 내년으로 넘겨지게 됐으니까요.
그동안 경협윤곽은 양국간에 대개 잡혀진 상태에서 교과서왜곡파동으로 중단상태에 빠졌는데 교과서 파동이 외교적으로 일단락 됐으니 내년초에는 어떤 진척이 있을것 같습니다.
- 교과서파동은 결국 극일운동에 불을 댕기고 우리 정치에 민족주의적인 새로운 요소가 나타나게 했어요.
- 독립기념관 건립성금모금은 말하자면 극일운동의 심벌인 셈인데 신문l면의 거의 반을 성금모금실적으로 채우는 이례적인 열기를 한때 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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