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경주 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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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배씨는 남한에 약27만명, 인구순위 26번째다. 경주를 비롯, 김해(분성)·성주·대구(달성)·흥해(신계)·곤양·화순등 10여본이 있으나 모두가 경주에서 갈린 지파이며 그래서 전국의 배씨는 모두 「한핏줄」. 배씨의 뿌리는 멀리 2천여년전 신라 건국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신라의 모체인 6부촌장의 한사람 금산가리촌장 지타공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배씨 득성조가 된다. 지타공은 기원전 57년의 어느날(삼국사기기록)다른 5부촌장과 함께 경주 알천가 양산기슭에서 6부가 한데 뭉쳐 나라 세울 일을 의논했다. 그때 멀리 나정 숲사이에 한줄기 서광이 하늘로 뻗는 지라 달려가 보니 큰 박같은 알이 있어 쪼개니 해같이 환한 미소년이 나왔다.
「하늘이 보낸 사람」이라 여겨 「밝은 누리」(박혁거세)라 이름짓고 거두어 기르기 13년에 임금으로 세우며 6부가 서라벌 한나라를 일컬으니 신라천년왕국의 출발이다.
3대 유리왕9년(서기32년)「건국의 아버지」격인 6부마을과 촌장에게는 한자식 마을 이름과 성이 내려졌다. 금산가리촌은 한지부가 됐고 지타공은 배씨성을 받았다. 그때 함께 성을 받은 경주이씨, 최씨, 설씨, 정씨, 손씨등과 함께 배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성씨의 하나인 셈이다.
그러나 지타공으로부터 고려개국 때까지 1천여년 배씨가문의 상세한 계보는 전해지지 않는다. 배씨들은 득성조로부터 1천년뒤 고려개국공신인 배현경을 중시조로 그로부터 세계를헤아려오고 있다. 발상지가 경주인탓에 전국 배씨의 절반 이상이 경남·북에 몰려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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