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호전된 소 국제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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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9월초 한때 불통사태를 빚었던 소련의 국제전화사정이 최근 「유리·안드로포프」당 서기장이 취임한 후 크게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비롯한 서방각국의 경우 반나절이나 하루가 지나야 소련과의 통화가 가능했던 것이 최근에는 30분∼l시간만에 접속되며 직접통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9월10일 소련통신성은 『기술상의 문제』를 이유로 서방국가들과 연결되는 대부분의 국제전화선을 이틀동안 폐쇄했으며, 그 이후에도 소통상태는 계속 나빴다. 소 당국은 당시 『2년쫌 걸려야 완전복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불통사태 당시 서방의 일부 소련관측통들은 소련이 이미 7월부터 단계적으로 국제전화를 규제해온 사실을 지적, 당 정치국원 겸 서기이며 전 KGB(비밀경찰)의장인 「유리·안드로포프」(현 당서기장)가 「브래즈네프」후계를 둘러싼 크렘린의 권력투쟁과 반체제탄압에 관한 소문이 밖으로 널리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화선 폐쇄를 지시했으리라고 분석했다.
2년이나 있어야 좋아지리라던 모스크바의 국제통화사정이 「브레즈네프」가 사망한 후 다시 호전된 것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지도 지난달 21일 소련 당 기관지 프라우다의 한 편집간부의 말을 인용, 「안드로포프」가 「브레즈네프」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우스티노프」국방상과 착실히 준비작업을 벌여왔으며 「안드로포프」의 서기장 선출은「브레즈네프」사망「수개월 전부터 결정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수개월 전이라면 소련과 서방세계와의 통화사정이 갑자기 악화된 시기와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서방의 한 소련전문가는 최근의 전화사정호전이 「안드로포프」체제가 서방에 펴고 있는 평화공세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호주를 통해 연결되는 한국과 소련과의 국제통화도 정상화됐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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