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방위 청사 공사 중 붕괴 8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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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신축 청사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북한 군 병사와 노동자 등 약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북한 군 당국은 외국 위성에 사고 현장이 포착되지 않도록 현장을 차단한 채 이틀에 걸쳐 잔해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국방위원회 신축 청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사고 당시 건물 밑에 깔린 노동자들을 구조하지 않았다는 정보도 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내 언론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도쿄신문은 “이번 사고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스키장·수영장 등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설하는 데 방대한 자금과 물자·인력을 우선적으로 투입함에 따라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평양시 평천구역에서 공사 중이던 23층 아파트가 붕괴해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는 위성사진으로 사고 발생이 확인된 데다 관광객들이 목격했기 때문에 발생 4일 만에 인민보안부 간부가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신문은 “이번 국방위원회 신축 청사 붕괴 사고에선 지난 5월 사고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정보를 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또 “잇따라 발생하는 사고는 현실과 괴리된 전시용 사업이 체제의 부담이 돼 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정보당국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북한 국방위 청사 신축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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