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한 달 새 7조8000억 늘어 … 역대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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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가계대출이 올 10월 한 달 새 7조8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폭이다. 9일 한은 집계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올 10월 말 730조6454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이 가계에 해준 대출을 모두 합한 수치다. 한 달 전보다 7조7605억원 많다.

 한은 신병곤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월별 통계를 2003년 10월부터 산출했는데 올 10월은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라고 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진 이유에 대해선 “지난 8월 이후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올 6월 5조9083억원, 7월 5조7290억원, 8월 6조2811억원, 9월 5조6489억원로 최근 달마다 5조~6조원 안팎으로 늘던 가계대출은 10월 들어 7조원 넘게 급증했다.

 늘어난 가계대출 대부분은 집을 담보로 낸 빚이었다. 올 2~7월 사이 매달 2~3조원 정도 증가하던 주택담보대출은 8월 이후 더 빠른 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그달 금융당국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율(DTI) 같은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다. 8월 5조1339억원, 9월 4조1136억원 증가한 주택담보대출은 10월 한 달 동안 5조3836억원 부풀었다. 역시 사상 최대 증가액이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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