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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리는 교과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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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3학년도 대입학력고사(12월2일)가 10일 앞으로 다가섰다. 교수·교사 등 1백여 출제위원들은 이미 지난 2일부터 서울시내 모처에 들어가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출제에 여념이 없다. 수험생들은 이젠 최종점검을 할 때다. 그렇다고 무작정 서두르기만 하는 것은 금물. 출제방향에 맞춘 요점정리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문교부 관계자와 수험지도 교사들을 통해 83학년도 대입학력고사의 출제기준과 문제의 성격, 마무리 요령 등을 알아본다. <권순용 기자>

<출제기준>선택과목 난이도 차이 없애|신·구 교과서는 공통 부분서
모든 과목의 최종점검은 교과서를 통해 하는 것이 최선이다. 출제기준과 문제의 범위는 고교교육과정에 한정되고, 교육과정이 의도하는 교육목표를 가장 경제적으로 풀어놓은 자료가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난이도는 평균수준의 학생이 교과서를 통한 수업만 재대로 받으면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 문교부의 방침이다.
또 선택과목간의 난이도는 균형 있게 조정, 특정과목을 선택함으로써 득점면에서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종래와는 달리 외국어 과목 중 일어 선택 수험생은 득점에 유리하고 영어가 불리하다거나 과학과목 중 생물보다는 물리선택이 불리하다는 일이 없도록 조정한다는 것.
지금부터는 새로운 내용을 공부해서 실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엽적인 문제에 빠져들면 전체를 그르치게될 우려가 크다.
그동안 공부해온 교과서나 노트를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훑어보는 정리 방식이 좋다. 특히 평소에 교사가 강조하거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밑줄 친 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피가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출제위원들은 교과서가 가장 경제적인 최종정리도구라고 충고한다.
◇국민윤리=81년까지 사용한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된다. 다만 5, 6만원은 새 교과서를 출제의 기준으로 삼았다.
새 교과서의 5단원은「국가와 윤리」로 제5공화국 출범을, 그리고 6단원은 「조국수호와 국토통일」을 다루고 있다.
◇국사=82학년도부터 사용중인 교과서나 그 이전의 교과서 중 손때가 많이 묻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신·구 교과서의 공통부분에서만 출제한다.
다만 새 교과서의 특징이 현대사를 대폭 보강한 점을 감안, 구 교과서로 공부할 때엔 그 분야를 특히 주의해야한다.
최근 한국관정립 등의 논의가 활발하고, 논의의 내용이 주로 근대나 현대사와 관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홀히 넘길 수 없는 분야다.
◇세계사=지난해와 같은 교과서에 의해 출제된다. 난이도를 고르게 조정할 경우, 지금까지 「인문지리」와 함께 가장 점수 따기가 어려웠던 과목이어서 약간은 쉬워질 가능성이 있다.
◇정치·경제=지난해에 나온 새 교과서와 79학년도부터 사용한 구 교과서의 공통 부분에서만 출제한다. 다만 헌법부분은 제5공화국 헌법에서 출제된다.
◇사회문화=현행 교과서에서 출제한다. 전체 수험생의 63·5%가 선택할 만큼 인기과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이도를 조정하게 되면 이번에는 예년보다 약간 어렵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국어=지난해와 같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된다. 고문부분에서 한문을 주목해 두는 것이 좋다.
◇외국어=지금까지 특정 외국어를 선택하면 득점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는 비판이 많았고, 특히 일어지원자가 급격히 늘어 과목간 출제수준의 균형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타=수학·과학·기술·가사 등 모두 현행교과서안에서 출제된다.

<문제>암기력보다는 이해·응용력|배경과 흐름의 파악이 중요
단순지식을 측정하는 문항보다는 고등 정신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 출제위원회의 기본방침이다. 기억력에 의존하는 암기력 테스트가 아니라 이해·응용·평가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이다.
교과서의 목차에 유의하고, 목차를 통해 각 단원과 교과서전체의 흐름을 먼저 파악해 둬야한다. 가령 국어의 경우 문장전체의 뜻 모는 장르 구별 등이 특정단어의 뜻보다 더욱 중시된다. 국사 또한 마찬가지. 동학운동의 발생연대를 외는 것보다는 조선후기 농업사회라는 그 배경이나 그 같은 사상을 싹트게 한 사회적 토양이 더욱 중요한 사실로 평가된다.
교과서는 모든 문제의 출제기준이 되지만, 문제 자체가 교과서에 그대로 있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한자리수에 한자리수를 더하는 계산법이 목표인 단원이 있을 때 교과서는 2+3을 예로 되어 있지만, 문제는 4+5일수 있다. 확실한 사실은 모든 문제의 정답을 찾아낼 근거가 반드시 교과서에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교과서는 가장 경제적이고 훌륭한 최종정리수단이 되는 것이다.
최종 정리를 할 때 빠뜨리지 않아야 할 사실은 각 단원의 교육목표를 어느 특정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 취급한다는 점이다. 전과정을 놓고 볼 매 처음과 끝 사이에 엄청난 난이도의 차가 있는 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기초적인 공식을 하나 또는 둘 이상 응용해야하는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전과정을 균형 있게 출제하려고 한다.
10일 앞으로 다가온 시험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의 하나는 국어·영어·수학보다 눈으로 훑어보면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기타 과목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이다. 모든 과목에서 적어도 목차만이라도 순서대로 외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교과서와 친해지라고 출제위원들은 충고한다.
10일 앞으로 다가선 83학년도 대입학력고사. 이제부터는 마무리 요점정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아둘 일>답지는 사인펜으로 꽉 채워 칠하도록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올해는 예년과 달리 적색 사인펜과 연필을 시험장에 갖고 들어가 연습용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적색 사인펜은 답지의 동그라미 위쪽에 자신 없는 정답표시를 했다가 최종 검토과정에서 수험장에 배부된 수성사인펜으로 정답의 동그라미 안을 채우면 된다. 적색 사인펜 표시와는 다른 답지에 정답표기를 할 수 있고 적색사인펜 표시는 지우지 않아도 된다.
이때 시험장에서 받은 수성사인펜(흑색)이나 연필로 표시를 해서는 안된다. 채점 컴퓨터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필은 문제지위에 표기를 하거나 수학 등의 계산을 문제지위에 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또 답지의 동그라미 크기를 지난해보다 약간 크게 한 계란 모양으로 바꿨다. 지난해의 9평방mm에서 12평방mm로 크게 한 타원형으로 표기하기가 그만큼 편리해 졌다.
답지표기에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반드시 수험장에서 배부된 수성 사인펜으로 그 내부를 완전히 칠해야한다는 점이다. 「V」 또는 「X」표기는 70만장에 가까운 답안지롤 채점하면서 자칫 채점 컴퓨터가 지나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험번호의 끝자리숫자가 홀수이면 문제 유형은 A형, 짝수이면 B형이다. 고사장에 들어가서는 자신에게 배부된 문제 유형과 자신의 수험번호를 반드시 대조, 확인해야 한다.

<건강>하루 7시간정도는 자고 생활의 리듬 지켜야
수험생은 우선 끊임없는 자기 체크를 통해 매일매일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충분한 수면을 통한 휴식이다.
초조하게 생각한 나머지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피로가 쌍이면 두뇌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책 한 페이지를 더 보겠다는 욕심으로 잠을 거르거나 하면 시험당일 더 큰 손해를 보게된다. 하루 7시간은 잔다는 전제 위에 평소의 생활리듬을 깨지 않아야 한다.
또 가정에서는 모든 정성을 수험생에게 쏟아야 한다. 배탈이 나거나 감기라도 걸리면 10년 공부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음식은 소화가 잘되는지 여부를 옆에서 살펴봐야 하고 과일 등으로 충분한 비타민섭취가 되도록 도와줘야겠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 관리다. 심리적 압박감을 주어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 쌓아놓은 실력을 제대로 발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가볍게, 그러나 다론 곳에 정신을 뺏기지 않는 평정을 앞으로 10일간 계속 지켜 나가기만 하면 관문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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