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외교학원 우젠민 총장 "외교관 1000명 길러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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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국외교부 산하 대학인 중국외교학원(CFAU)의 우젠민(吳建民.66) 총장이 한국을 찾았다.

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25일부터 나흘 동안의 일정으로 왔다. CFAU는 중국의 대표적 외교관 양성소. "1955년 국제 문제를 다룰 외교관 육성이 시급하다는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의 지시에 따라 설립됐다"는 게 우 총장의 설명이다.

이제까지 외교학원이 배출한 장관만 30여 명. 대사급 인사는 200여 명, 외교관은 1000명에 달한다. "외국의 대사로 발령받으면 부임하기 전 3개월은 외교학원에 와서 꼭 연수를 받는다"고 우 총장은 말한다. 그만큼 중국외교학원과 중국 외교부는 밀접한 관계다. 우 총장 자신이 44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했다.

20세 때인 59년 중국 외교부에 첫 발을 디딘 그는 91년부터 3년 동안 외교부 대변인으로 '중국의 입' 역할을 수행했다. 200여 차례의 기자 회견 중 뛰어난 언변으로 외신 기자들과 설전을 마다하지 않아 국제적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또 중국 외교가에서 '부부대사'로도 유명하다. 94년 네덜란드 대사로 재직 시, 부인 스옌화(施燕華)는 룩셈부르크 대사였다. 그는 프랑스 대사를 거쳐 2003년 12월부터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 방한 길에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문제를 협의했다. 그는 또 최근 끝난 중국과 러시아 군사 훈련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의식한 듯 "중.러가 군사동맹을 맺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과 관련해선 "합의문이 나오더라도 이제 시작이라는 자세로 인내를 가져야할 것"이라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한.중.일 3개국이 서로 상대방의 잘못만 지적해서는 발전이 없다며 "21세기를 동아시아 시대로 만들기 위해선 3국의 협력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각국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유상철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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