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못 찾은 돈 여전히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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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증시>
최근 20여일 만에 주식시장은 7·3조치 이전수준으로까지 완전히 회복했다. 종합주가지수는 l백70선에서 안정세를 되찾았고 거래량도 1천 만주를 넘는 활 황을 계속하고 있다. 실명제 타격이 한창이었을 때에 비하면 평균 10%정도가 오른 셈이다.
경기회복조짐이 배당시기, 돈 풀린 것 등 이 호재로 작용한 탓도 있겠으나 뭐니뭐니해도 실명제실시라는 결정적인 악재가 사라진 덕분이다.
사실 7·3조치이후 증시의 큰손들은 거의가 손을 털고 부동산이나 실물 쪽으로 빠져나갔었다. 『주식은 당분간 끝난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장주변에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실명제실시 연기방침이 굳혀진 뒤에도 주가는 기대했던 것처럼 금세 회복되지는 못했다. 2∼3일간 반짝했으나 단기차익을 노린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다시 흐지부지되는 분위기였다.
일단 빠져나갔던 돈들이 다시 유입되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차가 필요한데다 그 동안 워낙 정책의 급전이 심해 큰손들도 상당히 신중을 기했던 탓이다.
그러나 이 달 중순에 접어들면서 주가는 꾸준한 오름세로 돌아섰고 증권회사의 예탁금도 1백억 원 가량이 늘어났다. 부동산투기 단속까지 타이밍이 맞춰지자 최근 들어 부동산 쪽으로 빠져나갔던 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한편 채권시장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조금씩 사들여 가던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까지 자금난으로「팔자」쪽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시장수익률이 계속 올라가는 데도 제대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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