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실장 "아들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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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도 참석했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과 떨어져서 새누리당 의원 6명과 한 테이블에 앉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애국심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밖에 없는 분이다. 나는 비서지만 ‘이래서 대통령은 다르구나’ 하는 걸 느낀다. 우리야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대통령께서도 워낙 열심히 하신다” 등의 발언이었다고 한다. 김 실장은 자신의 가정사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말 아들이 갑자기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다.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일이고, 아내는 늘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한 뒤 “비서라는 건 정무직”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있고 싶다고 해서 있고,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오찬에선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대응과 관련해 청와대 홍보라인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헤드테이블에 앉은 김무성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마협회 감사와 관련된 건은) 태권도 비리로 선수 아버지가 자살한 뒤 대통령께서 체육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고, 장관을 두 번인가 불러 얘기한 것”이라며 “이를 청와대 홍보 쪽에서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중진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 끝나는 날’이라는 박 대통령의 말씀에 마음이 찡했다”고 한 뒤 “청와대 문건을 함부로 누설하는 것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대통령 각하’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과 관련, “대통령 각하를 중심으로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한다면 능히 해낼 수 있다”며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대통령 각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홍문표 예결위원장은 “원칙을 잘 지키자. 이것이 희망”이라며 ‘원칙, 희망’으로 건배사를 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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