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연암중은 지난해 2학기부터 1학년 대상 자유학기제를 시행 중이다. 제도 시행을 앞둔 지난해 초부터 1학년 담당 모든 교과 교사들이 매주 한 차례 머리를 맞댔다. 각 과목 교과서에서 연관되는 항목을 끄집어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기 위해서였다.
교사들은 고민 끝에 ‘플립북’(Flip book)을 수업에 도입하기로 했다. 한 장 한 장 그림을 그려넣어, 연속해 넘기면 만화처럼 보인다. 학생들은 국어시간에 배운 소설 줄거리를 플립북에 옮긴다. 이 플립북을 가지고 도덕시간엔 주인공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은지를 토론하고, 과학시간엔 힘의 원리를 배웠다.
이 학교 교사들은 ‘끓는점’을 가르치려고 학생들과 뚝배기에 라면을 끓이는 실습을 하기도 했다. 곽현숙 연구부장은 “아이들이 수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만들려면 교사들이 보통 때보다 두 세 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변화에는 교사의 역할이 핵심이다. 자유학기제에 참여 중인 교사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사끼리 수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연희중 교사들은 체험활동을 각 교사가 가르치는 과목과 연계해 내실화했다. 미술교사는 공항에 표시돼 있는 다양한 그림문자(픽토그램)를 보면서 디자인에 대해 배우도록 했다. 국어·역사 교사는 독도체험관을 찾은 학생들에게 독도 사랑을 표현하는 ‘플래시몹’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게 했다. 황유진 연구부장은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선 교사가 사전 답사를 하고 ‘활동지’도 마련해야 한다”며 “정성을 들인 만큼 아이들이 호응하는 게 느껴져 교사도 만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