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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패맛이 있다 … A 끊는 수가 듣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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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6강 토너먼트>
○·이세돌 9단 ●·랴오싱원 5단

제10보(67~78)=프로들은 대체로 비슷한 심리 속에서 산다. 적어도 대국 과정 속의 심리에 대해서는 이심전심이다. 오늘의 수순 67~78을 보고 랴 5단의 심리를 잠깐 짚어봤다. 이런 거다.

 먼저 잠깐 설명하자.

 67은 절대로 좌상 흑을 살리고 백A 이음을 권한다.

 하지만 백은 흑에게 아픈 수를 두었다. 68 단수다. 참 아프다.

 ‘참고도’를 보자. 흑이 바르게 응수한다면 1 꼬부리고 백a, 흑b로 살아야한다. 별거 없다. 하지만 흑의 심사를 긁는 문제는 이후다. a~b 교환으로 흑c 들여다보는 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차이는 크다. 중앙의 두터움에 큰 차이다. 불쾌해도 살리면 되는데, 일이란 게 어디 그런가. 사단이 벌어졌다.

 실전에서 흑은 내친 김에 체면을 살리려고 한다. 69~71 젖혀 이어 다시 한 번 백A를 강권한다. 제발 이어가라. 체면 좀 살리자. 하지만 백은 A 이을 맘이 전혀 없다. 왜냐. 흑A 끊으면 패로 싸워 연결하면 되는 거다. 패감은 좌상귀 흑을 집적거리는 것으로 넘친다. 뿐이랴. 백이 중앙 패를 이겨 이어가면 흑A 끊은 점은 헛수가 된다.

 투정 비슷한 이유지만 현실은 하늘과 땅으로 갈라졌다. 78 붙여 상변 흑이 잡혔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프로는 공감되는 현실이다. 이제 패가 문제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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