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의 '넥타이 징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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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5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현대건설 질주의 뒤에는 양철호(39) 감독의 기분좋은 '넥타이 징크스'가 있었다.

현대건설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3-0(25-22 25-21 25-18) 완승을 거뒀다. 8승2패 승점20이 된 현대건설은 3위에서 1위로 뛰어오르며 2라운드를 마쳤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폴리가 20점을 올리며 활약했고,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도 블로킹 5개를 잡아내며 13점을 올렸다. 4연승을 달리던 팀끼리의 대결이었지만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도로공사 주포 니콜이 블로킹에 6개나 걸린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양철호 감독은 이날 한 가지 징크스를 소개했다. "(양)효진이가 대표팀에 다녀온 뒤 선물해준 건데 이걸 하고 난 뒤 계속해서 이겼다"며 자신의 넥타이를 가리켰다. 양효진은 "해외 경기를 다녀오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선물을 했는데 감독님이 언젠가부터 계속 하시길래 징크스라는 걸 알았다. 이틀 간격으로 경기가 있어서 경기가 끝나자마자 '넥타이를 빨아야한다'고 하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수석코치로 일하던 양 감독은 올해 3월 황현주 감독이 물러나자 새 감독으로 선임됐다.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팀 재건을 위한 구원투수로 기용된 것. 컵대회 우승으로 데뷔전을 마친 양 감독은 정규시즌에서도 팀을 잘 이끌며 막내답지 않은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5연승을 달린 것은 2011년 1월22일부터 3월10일까지 10연승을 기록한 이후 3년만이다.

양철호 감독은 2라운드를 1위로 마친 것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이번 경기 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함께 식사도 하고 영화도 봤다. 생각했던 대로의 경기를 펼쳐줘 고맙다"고 했다. 이어 "내가 운이 참 좋다. 지난 몇년간 우리 팀이 5연승을 하지 못했는데 첫 해부터 5연승을 했다. 선수 전원이 잘 해서 누구 한 명을 꼽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고마워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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