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샌디에이고 이적 후 '셀프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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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2)가 근황을 전해왔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된 뒤 3주째를 맞은 그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셀프 인터뷰'를 통해 트레이드된 소감,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 최근 컨디션 등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질문은 e-메일로 미리 전달했다. 이 셀프 인터뷰는 21일 케이블TV '엑스포츠'에서 방송하며 동시에 조인스닷컴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사진은 비디오 테이프에서 캡처한 것을 그래픽처리)

-LA 다저스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텍사스로 옮겨서는 그렇지 못했다. 다시 캘리포니아 소재 팀으로 복귀한 소감은 어떤가.

"샌디에이고는 텍사스보다 날씨가 좋고, 한 시즌 내내 무더위 때문에 지치거나 체력이 떨어질 걱정이 없어 좋다. 또 개인적으로 내셔널리그가 좋다. LA도 가깝고, 한인 팬들도 많아 더 잘된 것 같다. "

-파드리스는 다저스 시절 같은 지구에서 자주 상대했던 팀이다. 파드리스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

"과거에 상대했던 팀이 많기 때문에 다저스 시절 자주 상대했던 팀이라 해서 특별히 친숙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는다. 파드리스는 새 구장(펫코파크)을 지은 지 2년째로,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다. 그래서 뭔가 좋은 느낌이 들기는 한다."

-게다가 파드리스는 지구 1위에 올라 있어 포스트시즌을 향해 달리는 팀 아닌가.

"나한테는 행운이라 할 수 있다. 디비전 1위 팀으로 트레이드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오게 됐다. 포스트시즌에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파드리스가 나를 필요하다고 판단해 온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여덟 경기 정도 더 던질 것 같은데 그때마다 열심히 하겠다."

-파드리스 팀 분위기는 어떤가.

"우선 내가 온 뒤로 성적이 좋아서 기분 좋다. 좋은 사람도 많고 분위기도 좋다. 구단 스태프들도, 선수들도 친절하고 착해 보인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는 야구에 대한 개념도 약간 다르다. 대응하는 태도가 달라진 점이 있나.

"내셔널리그에서 뛰다가 아메리칸리그로 갔다가 다시 내셔널리그로 왔다. 내셔널리그는 투수가 타격도 하고, 베이스 러닝도 한다. 경기에서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것들이 재미있고 즐겁다. 많은 것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거다. 타격.주루, 그리고 여러 가지 훈련도 해야 하니까 힘든 부분도 있다. "

-리그가 바뀌면서 볼 배합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일 것인가.

"전문적인 질문이다. 볼 배합은 상대 타자에 따라 바뀐다. 올 시즌 투심 위주로 효과를 봤고, 구질에 대해 연구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이제는 투심에 치우친 배합이 아니라 투심과 포심을 효과적으로 섞을 것이다. 둘 다 직구지만 포심은 똑바로 들어가고, 투심은 움직이면서 들어간다. 둘 가운데 아무래도 똑바로 가는 포심이 컨트롤하기는 쉽다. 그리고 느린 변화구와 섞으려면 스피드 빠른 포심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포심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

-파드리스의 부르스 보치 감독을 선수들이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들었다. 겪어 보니 어떤가.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다른 감독들보다 참을성도 있고 성격도 좋은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선수 사이에 그런 기운이 느껴지고, 이 팀에 오기 전에도 그런 말을 들었다. 감독님은 선수들과 맥주 한 잔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누는 편이다. 선수들과 거리감 없이 잘 어울리고 솔직한 분인 것 같다."

정리=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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