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무엇보다 블로그의 주인장들 이름이 '○○한 △△씨'로 탈바꿈한 것이 눈에 띈다. '친절한 공익씨' '친절한 MJ씨' '친절한 민자씨' '친절한 이삭씨'등 수많은 친절남.친절녀들이 등장했다. 시류에 맞춰 이름을 바꾸고 대문을 새 단장해 많은 방문자를 맞아 보겠다는 이런 행위도 일종의 친절 사례이니 '친절한 △△씨'로 이름 달기가 그리 허튼 주장만도 아니다. 메신저의 대화명도 그날그날 자신의 기분에 따라 '행복한''찌뿌드드한''뾰로통한' 등 형용사를 붙이고 자신의 이름에 '~씨'를 붙이는 이들이 늘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온 시니컬한 대사들도 온라인 게시판 댓글에 수시로 등장한다. 주인공 이영애가 전도사에게 "너나 잘하세요"라고 하던 말, 시뻘건 눈화장을 한 이영애에게 친구가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묻자 "친절해보일까봐"라고 하던 대꾸, 유괴 살인범 백 선생이 피해 가족에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하던 변명 등이 주요 메뉴.
그런데 '친절한 금자씨'의 바람은 정치권에서도 불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금자씨와 X파일'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쓰고, 민주노총은 '노동자를 세 번 죽이는 8.15 기념사를 한탄한다'는 성명서에 '친절한 금자씨'의 한 대목을 빗대 놓았다. 금자씨 바람에 편승, 자신들의 주장을 알려보려는 '몸부림'으로 봐야 할까.
홍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