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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왕도] 내년 2월까지 원서 접수, 공인시험 응시 함께 진행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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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수능시험에서 목표한 점수를 받지 못해도 미국 대학으로 눈 돌리면 명문대에 진학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사진은 미국의 에머리대 수업 모습. [사진 Real SAT 어학원]

3일은 2015학년도 수능시험 성적 발표 날이다. 점수에 따라 수험생의 희비가 엇갈린다. 하지만 좌절하지 말자. 또 다른 기회가 있다. 유학이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에 미국식 입학사정관전형제도가 도입되면서 비교과활동을 외국 입시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외국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비결과 준비방법 등을 정리한다.

유학을 결정했다면 원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외국 대학은 신학기가 8~9월에 시작된다. 미국·영국 명문대는 내년 1~2월에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대학은 원서 지원 후 치른 시험 성적도 반영한다. 따라서 지원서를 쓰면서 시험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유학파인 권순후 Real SAT 어학원 대표는 “특수한 경우를 빼고 3월 후까지 지원을 받는 대학은 대체로 하위권”이라며 “실패를 줄이려면 모든 과정을 순서에 맞게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남은 시간을 빠듯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은행식 SAT-I 단기간 성적 향상에 유리

미국 대학에 지원하려면 토플 성적이 기본이다. 대학이 정한 어학 연수를 거치면 토플 없이 입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제시하는 대학은 대체로 수준이 낮은 편이다. ‘무시험 전형’ ‘예비 입학’ 등 수월한 입학 조건을 내미는 대학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토플 성적을 확보했거나 영어에 자신 있다면 SAT-I 또는 SAT-II에 응시해 지원할 대학의 범위를 넓히는 게 좋다. 이 가운데 일부 대학은 SAT(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토플 없이도 지원할 수 있다.

하위권 대학들은 정원 미달을 막으려고 대부분 무시험 전형을 도입한다. 최근 상위권 대학 중엔 고교 내신성적과 에세이만 평가하거나 SAT-I 대신 SAT-II 3과목 시험 성적만 반영하는 등 입학 조건을 완화하는 곳도 생겼다. 선발 방식이 다양하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대학을 고른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시험 종류가 달라 이에 맞춰 전략을 짜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므로 모든 시험에 응시하려 해선 안 된다. 토플만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은 대부분 하위권이어서 토플에만 매달리는 전략도 위험하다. 권 대표는 “문제 풀이에 강한 한국 학생은 문제은행에서 출제되는 SAT-I에 유리한 편이어서 목표 점수에 적합한 학습 방식을 찾아 준비하면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며 “국내 고교 교육과정을 잘 알고 있다면 영어 실력과 관련성이 적은 SAT-II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 주립대는 공통원서와 자체원서로 나뉜다. 공통원서를 쓰는 명문 대학으로는 미시간 주립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버지니아 주립대 등이 있다. 자체 원서를 쓰는 주립대는 텍사스 주립대 계열과 캘리포니아 주립대 계열이 있다. 단 이들 대학들은 한글로 ‘주립대’로 번역되지만 대학마다 수준 차이가 커 주의해야 한다.

 사립대는 대부분 공통원서를 사용한다. 공통원서로 여러 대학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사립대는 고유의 특색과 학풍이 뚜렷해 이에 맞춰 써야 한다. 공통원서는 에세이를 3번까지 수정할 수 있다. 추가 자료 수정은 제한이 없다. 즉 대학별 추가 에세이에 자신이 해당 대학이 찾는 인재임을 꼭 보여줘야 한다.

여름 학기나 온라인 강의로 현지 적응 연습

대학별 전형이 다양해지고 공인시험 조건이 완화되면서 비교과활동을 반영하는 비중도 커졌다. 즉 지원서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비교과활동, 수상 경력 등이 부족하면 에세이로 차별화해야 한다. 특히 지원 대학을 국내에서 해외로 갑자기 바꾼 이유를 설득력 있는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자신만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

외국 대학에 진학해 더 큰 세계를 보고 싶다거나 한국 교육을 비판하는 식의 진부한 에세이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원서접수 결과는 3월 말~4월 초에 발표된다. 원서를 접수한 뒤엔 5월에 있는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목선이수제도·일정 점수 이상 취득하면 대학 진학 후 학점으로 인정해준다)를 준비한다. AP 문제는 미국 대학 1학년 과정 수준으로 출제되지만 우리나라 고교 교육 수준이 높아 한국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과목에 따라 60~80%만 맞아도 만점(5점)을 받을 수 있다.

AP를 마치면 현지 적응력을 높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6~8월엔 9월 학기에 수강할 과목을 예습하거나 미리 출국해 여름 학기 수업을 들으며 현지 적응력을 점차 높여간다. 권 대표는 “현지 적응력을 높이겠다며 국내 회화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코세라(www.coursera.com) 같은 사이트를 통해 해외 대학 강의를 무료로 수강하거나 AP 준비를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SAT 선택 유의점

우리나라 수능은 고난도 문제일수록 배점이 높다. 하지만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은 모든 문제가 난이도와 관계없이 동일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 문제를 틀릴 때마다 4분의 1씩 감점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SAT-I 대부분 문제은행에서 출제되므로 문제를 많이 풀어 본 학생일수록 고득점을 받을 확률이 높다. 반복학습을 통해 단기간에 점수를 높일 수 있으므로 전문기관의 지도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SAT-II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과목마다 문제 수가 다르며 정답 수가 같아도 상대평가에 따라 총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총 85문제인 화학에서 4문제 이상 틀리면 만점(800점)을 받을 수 없다. 반면 총 75문제인 물리에선 10~12문제를 틀려도 만점이 나올 수 있다. 생물은 다른 수학·과학에 비해 암기해야 하는 분량이 많아 어려운 편이다. 세계사·미국사 같은 문과 과목은 국내 교육과정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자신 없다면 응시하지 않는 편이 낫다.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명문대에서는 특정 과목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응시 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혜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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