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철강산업의 장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늘의 국내외경제에 있어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는 몇 년간 계속된 경기침체로 공급부족이란 애로를 겪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가격이 하락세에 있는 것도 수요부진으로 인한 공급여력의 증가가 일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세계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어 각종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경우, 수급불균형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14일 한국철강협회가 주최한『세계철강업의 문제점과 한국철강업』에 관한 세미나는 앞으로 예측될 수 있는 동향을 예증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이 세미나에서 철강문제 전문가인「W·T·호건」교수(미 포덤대)는 주제발표를 통해, 산업의 기초소재인 철강도 세계경기가 내년부터 회복세에 들어가 85년에 본궤도에 올라서면 철강부족사태가 올 것임을 예고하고있다.
관점을 철강에만 集約해 보면, 그의 소론은 매우 타당한 근거를 갖고있다.
현재 세계의 철강설비능력은 8억t에 달하고 있으나 그것은 공칭 능력일 뿐이고 실제 생산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73년에 세계설비능력은 5억t이었는데 정상조업을 해보니 4억2천만t에 불과했다.
이는 주요선진국의 철강생산설비가 노후화 하여 정상가동을 한다해도 설비용량만큼 생산되지 않는데 원인이 있다. 따라서 미국의 현 설비능력이1억5천만t이라고 해도 이대로 놓아두면 5년 후에 경쟁력 있는 능력은 1억t정도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에 85년의 수요는 최대 11억4천5백t에서 최소 9억t 이 되리라는 예측이다.
현재의 설비능력이나 증설을 감안한다해도 5년 후에는 연간 2천만t의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만약 선진국의 노후설비개체가 지연되면 공급부족은 더욱 심각해질지도 모른다.
물론 앞으로 철강산업에의 투자를 예상할 수는 있으나 60년대에 조강t당 3백50달러의 비용이 오일쇼크 후에는 1천 달러로 급등하여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이 확실하다.
중공이 보산 제철소건설을 무기 연기한 것을 참고할 수 있다..
또 투자를 한다해도 숙련노동력의 부족이 장애요인으로 등장한다.
선진국이나 공산권이나 철강산업의 숙련노동력 부족은 심각한 상태에 와있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철강산업은 극히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포항제철이 최신 설비로 경쟁력을 갖추어 세계유일의 정상가동업체로 기록되고있고 광양만에 제2제련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생산설비의 건설기간은 최소한6년이 소요되므로 공급부족이 생겼을 때 서두른다고 해도 이미 늦게 되는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철강소비가 가장 왕성한 공업화단계에 와있고, 최신설비로 경쟁력도 충분히 확보하여 해외시장에 등장할 힘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그렇다면 제2제련공기를 앞당겨야할 필요까지 있다.
「호건」 교수가 물이 일상생활에서 별로 의식되지 않는 물질이지만, 물 기근이 일어나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철도 언제든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여긴다면 곤란에 직면할 때가 온다고 비유한 것은 적절한 표현이다.
모처럼 중은 전망을 갖게된 우리 나라의 철강산업은 보다 명료한 정책을 바탕으로 산업고도화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해야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