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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일 안보전략연구원 수석위원 "김정은의 존재 김일성은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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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은 손자인 김정은의 존재를 알지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성일(사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일 주제발표를 통해 “1994년7월 김 주석 사망 전까지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없다”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권력 세습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부친보다 조부인 김일성의 이미지와 통치방식을 적극 모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연구위원은 “김일성 사망 당시 김정은은 만 10세였으므로 함께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다면 이를 우상화에 대대적으로 활용했을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조기유학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현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를 우상화한 기록영화도 김일성 사후인 1990년대 중반부터 고영희 사망(2004년) 이전까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며 “김정은은 물론 고영희의 존재도 김일성 생존시에는 북한 내부에서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위대한 선군조선의 어머니’라는 이름의 이 기록영화는 지난 2000년대 말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고위 간부들에게만 상영되다 외부로 유출됐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 연구위원은 “고영희와 그 소생들은 평양이 아닌 강원도 원산의 특각(별장)에 머물러야 했다”며 “세습의 명분으로 가계 정통성을 중시하지만 지금까지 생모를 내세우지 못할 정도로 취약한 실정을 보면 부친의 정치적 보호와 후견이 사라진 김정은이 조부의 카리스마와 이미지 모방에만 의지해 권력을 장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의 북한체제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외에 내세울 것이 없는 국제사회의 외톨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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