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천명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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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방직후에는 육당 최남선, 대전갑부 김갑정등 친일세력들이 대거 수용됐고 4·19와 5·16등 정치적격동기에는 전직 장관등 고위관리들과 군 장성·재벌들이 갇히기도했다.
이곳에 수용되면 그사람의 모든것을 적나라하게 알게 된다는게 교도관들의 말.
유명인사들의 타입은 대체로 선비형·호걸형·비관형등으로 구분된다.
말한마디없이 꼿꼿이 앉아 책만 보는 선비형, 호탕하게 웃는 호걸형, 울면서 하루를 보내는 비관형 등등.
국회의원을 지낸 K씨는 교도관들앞에서 큰소리로 주먹세계의 무용담을 들려주며 무료함을 달랬고, 정치깡패로 수용됐던 이모씨는 성격이 사나와 다른 재소자들이 상대를 안해주고 벽을 향해 돌아앉아 피한것으로 유명하다.
정치인 S씨는 교도관에게 쪽지를 주며 『이것만 가족에게 전해주면 출소후 교도소장을 시켜주겠다』고 유혹했다는 일화도 남겼다.
장관을 지낸 이모씨는 수감 첫날부터 죽는 시늉을 하며 신음을 계속하다 석방될때는 벌떡 일어서 나간 엄살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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