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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84년 선거선 민주당 후보에 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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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미·카터」전 미국대통령은 4일「레이건」대통령의 외교·경제·사회정책들이 모두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레이건」의 지나친 소련고립정책은 자칫 소련의 가공할 군사적 도발을 유발할 위험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카터」는 이날 타임지와 가진 특별회견에서『미국의 재정적자 폭은 미국역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레이건 노믹스를 비판하고 84년 대통령선거에선 민주당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백악관을 떠난 후 처음으로「카터」가 밝힌「레이건」대통령과「레이건」의 정책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요약한 것이다.
▲중동문제=캠프데이비드정신에 입각해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이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인들의 합법적인 정착지가 마련돼야 한다. 팔레스타인 인들은 완전한 자치권을 가질 권리가 있는 동시에 인권위반사례는 종식돼야 한다.
팔레스타인 인들의 가장 합리적인 정착지는 요르단강 서안이다. 예루살렘이 분리되어서는 안되며 모든 순례자들에 대해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일부인 동시에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이기도 하다. 따라서 예루살렘의 최종지위는 협상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고 본다.
▲소련=「브레즈네프」가 있는 한 소련은 기회만 있으면 공산주의 세력확장을 시도할 것이다. 소련자신도 그들의 장래를 잘 모르고 있다. 소련은 중공에 대해 냉정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으며 미국과 대등하다는 점을 계속 증명해야만 할 것이다.
나는「레이건」이 소련을 지나치게 고립시키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우리는 소련에 협상과 평화적 경쟁을 통해서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
이런 희망이 없어지면 소련은 그들의 가공할 군사력을 사용할 유혹에 짜질지도 모른다.
미국이 약하다는「레이건」의 주장은 미국인들의 신념을 약화시키고 동맹국들간의 기초를 흔들리게 할뿐더러 자칫하면 소련의 자살적인 오판을 유도할 우려조차 있다.
▲「레이건」대통령에 대하여=미국은 지금「레이건」의 외교·경제·사회정책들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있다.「레이건」이 제시한 4년간의 적자예산 폭은 미국역사상 평화시 적자예산 폭은 모두 합친 액수를 능가하고있다.
세계에서 2∼3개의 우익정권을 제외하고는 1년반전보다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진 나라는 없다.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유럽· 아프리카 각국과의 관계가 대부분 악화된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레이건」은 빈민층이나 학생들에 대해선 거의 관심이 없고 군사비를 과잉지출하고 있다.「레이건」은 지난15∼20년간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거부한 모든 종류의 무기들을 사들이고있다.
내가 대통령선거 때「레이건」에게 패배한 것은 가슴아픈 일이나 선거 직후 나는 가능한 한 순조로운 정권교체에 노력했다. 그러나 내가「레이건」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들을 브리핑 해줄 때 나는「레이건」이 지나칠 정도로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은데 대해 몹시 기분이 상했다.
미국대통령으로서 내가「레이건」에게 브리핑해준 주요의제는 15∼2O개 정도였는데「레이건」이 유일하게 반응을 보인 이슈는 한국사태였다.
▲「레이건」과의 관계=나는 한번 백악관으로「레이건」을 예방한 적이 있으나 나와「레이건」과의 관계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일거리」를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전 대통령은 분명히 현직 대통령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통령재직 때 주기적으로「닉슨」과「포드」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도움을 청했다.「키신저」「포드」「닉슨」등의 자문을 얻어 중동과SALT(전략무기제한회담)문제 등의 해결에 큰 참조를 했다.
「레이건」이 들어서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문제에 관해 양당의 협조관계가 깨져버렸다.
▲정치=나는 정치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항상 그리 즐기는 것은 아니다. 자주 대중 앞에 서야하고, 이곳 저곳을 미친 듯이 바삐 돌아다니고, 손님을 접대하고, 리셉션을 베풀고, 정치모금을 구걸하는 따위의 일은 나에겐 별 재미가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어떤 이슈에 부닥쳐서 결정을 내리고 선거운동을 계획하고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등은 내가 즐겨하는 정치행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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