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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로 감방친구상대 퍼머 연습|방옥자 (미용·장려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무기수 방옥자씨(25·광주교도소). 차마 햇볕을 마주 대하기가 죄스럽다며 시선을 떨구고 한참이나 숨을 죽이고 있다.
『예상보다 성적이 저조해 광주로 돌아설 길이 멀기만 합니다. 고이고이 기르던 머리도 연습을 해보라며 서슴없이 자르고 퍼머도 할수있게 감방친구들이 도와주었는데 보답을 못한것 같아요.』 전남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 이번 전국대회 미용부문 장려상을 받은 그는 이제 겨우 7년6개월의 형을 치러냈다.
시합장에 들어서면서 마네킹을 부둥켜 안고 그는 『제발 내 말좀 잘 들어달라』며 한맺힌 과거를 풀어내듯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고.
17세에 가출, 가정부로 일하다 주인집 할머니가 위협하던 칼의 방향이 바뀌면서 평범한 시골처녀가 살인자가 되어버렸던 순간에 비하면 그가 기울였던 노력은 차라리 살아있다는 기쁨이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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