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설부문서 우승한 두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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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단순한 개인적 영광보다 전통문화를 계승했다는 자부심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제17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처음으로 대회종목에 들어간 한복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이향숙양(22·경기도 용인군 이동면 어비리)은 3년간의 한복짓기끝에 최고영광을 차지했다.
이양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곳은 서울면목2동 185의103 진선미 한복점.
79년 용인여고를 졸업, 서울에 올라온뒤 친척의 소개로 이곳 한복점에 들어간 이양은 주인 김인구씨(38)와 시내 유명한복점의 재단전문가들을 통해 솜씨를 익혔다.
이양의 특기는 여자한복짓기.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은 단정하고 날렵한 저고리와 그아래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이 조화를 이루는 하후상박에서 찾는다.
이번 기능대회에서 이양의 솜씨는 바로 저고리의 동정과 여며짐, 알맞은 소매배재와 초생달같은 선맵씨에서 뛰어났다. 치마는 옛선인들이 즐겨입던 잣주름을 현대감각에 맞게 믹스하여 44인치 폭으로 지어 현대적이면서도 전통 복식의 격을 갖추었다는 심사원들의 평이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이현진씨(52)의 6남매중 장녀인 이양은 『아직 애인도 없다』며 오직 바느질삼기에 굳은 손가락살을 살짝 물었다.
월수는 20만원. 추석이나 구정때면 한꺼번에 20여벌씩 주문이 밀려 밤샘을 한다는 이양은 앞으로 왕실예복솜씨를 익혀 전통복식예술을 전승하는 것이라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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