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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준영 신인왕 질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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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개막하기 직전인 3월 중순, 대통령배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던 효창운동장에서 경희대 박창선 감독을 만났다. 박감독은 "이준영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골 넣을 선수가 없어요"라며 엄살을 떤 뒤 "준영이가 올해 프로축구판에서 일을 낼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팀당 8경기씩을 끝낸 현재 박감독의 예상은 들어맞고 있다. 경희대 2학년을 마치고 올해 안양 LG에 입단한 이준영(21)은 5골로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1위 김도훈(성남.7골)과 2골차니까 이르긴 하지만 득점왕도 욕심 낼 만하다.

득점왕에 오른다면 신인왕은 손에 쥔 거나 마찬가지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최성국(울산)과 정조국(안양)은 1골씩에 그치고 있다. 이준영은 대학 1학년 때 안양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감독은 "골도 꽤 넣었지만 골 넣는 과정이 너무나 침착하고 날카로웠다"고 말했다.

올해 초 계약금 3억원, 연봉 2천만원에 안양 유니폼을 입은 이준영은 겨울훈련 동안 혹독한 조련을 받았다. 조감독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였던 그를 중앙 미드필더, 윙백 등으로 포지션을 바꿔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이 과정에서 이준영은 경기를 보는 시야가 트였고, 아마추어의 느슨함도 털어버릴 수 있었다. 이준영은 K-리그에서 오른발(2골).왼발(2골).머리(1골)를 모두 사용하는 '전천후 폭격기'로 변신했다.

7일 수원 삼성과의 라이벌전에서 이준영(1m78㎝.75㎏)은 장신 정조국과 투톱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4일 부천전에서 한 골씩을 잡아낸 둘은 상반된 스타일이라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극심한 골기근을 타개하기 위해 '해결사' 박건하를 공격 일선으로 내세운 수원과의 일전이 관심을 모은다.

홈 5연승을 노리는'태풍의 팀'대전과 부산의 경기, 7연승 끝에 무승부로 일단 제동이 걸린 성남과 전남의 경기도 눈길을 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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