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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경영도 MTB도 오버 페이스 하면 정상에 못 오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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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자일리톨 등 식품소재를 국내에 시판하는 다니스코코리아의 조원장(48.사진) 사장은 산악자전거(MTB) 매니아다.

1998년 건강을 다지기위해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았다. 틈만 나면 집이 있는 분당 근처 산을 자전거로 누비고, 가끔은 집에서 서울 광장동 사무실까지(30㎞)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친구 3명과 함께 알프스 몽블랑에 다녀왔다. 조립식 산악 자전거를 갖고 갔다. 6박 7일 동안 해발 1000~2500m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200㎞ 몽블랑 일주 코스를 달렸다.

"좋은 코스가 있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 갔는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숲이 우거진 곳이 많아 코스의 3분의 1쯤은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걸었다. 2003년에는 티벳에서 네팔까지 1000㎞가량을 자전거로 넘었다. 돌투성이 산비탈이 적지 않아 툭하면 넘어졌다고 한다. 쇄골이 부러지기도 했다.

조사장은 "여러 시간 힘들여 정상에 오른 뒤 10~20분간 내려오는 맛이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한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뒤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도록 돼 있는 외국의 산에도 가 봤지만 그건 재미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내 힘으로 정상을 밟아야 성취감을 느낄수 있다. 그것이 산악 자전거와 기업 경영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또 산악 자전거를 타면서 서두르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지혜를 터득했다고 덧붙였다. '오버 페이스하면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바닥을 다지며 천천히 성장해야 기업의 내실이 다져진다'는 것이 그의 경영지론이다. 그래서 조 사장은 마케팅도 서둘지 않는다.

자일리톨을 알릴 때도 '자일리톨이 몸에 좋다'는 식이 아니었다. 처음엔 '건강한 이를 지니려면 채소를 많이 먹고 양치질을 잘 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1년 가량 벌여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에게 먼저 알렸다. '자일리톨이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마케팅은 그 다음에 했다. 이같이 저변을 늘리는 전략은 적중해 2000년 150억원에 머물던 매출액은 지난해 약 400억원으로 늘었다.

자일리톨에 앞서 1990년대 중반 식이섬유를 들여왔을 때도 '대장 건강'캠페인부터 시작했다. 다니스코코리아는 요즘 거리에서 당뇨병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 역시 바닥 다지기 마케팅이다. 설탕 대체 용품인 '결정과당'을 직접 홍보하기 전에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단맛을 내는 결정과당은 먹어도 혈당량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조 사장은 또 자전거 해외원정을 준비중이다.다음은 알래스카의 빙원을 달리는 것이다. 한편 다니스코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다국적 식품첨가제 생산업체로 2000년 한국지사인 다니스코코리아를 세웠다.

글=권혁주,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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