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헤이글 국방 사실상 경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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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헤이글(68·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사임을 표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헤이글 장관의 사임을 발표했다.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미 사직서를 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도 미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헤이글 장관의 사임은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1일 헤이글 장관에게 물러날 것을 통보했다”며 “이는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후 첫 내각 인사의 사임”이라고 전했다.

오바마의 각료 중 유일하게 공화당 출신인 헤이글 장관은 그간 이슬람국가(IS) 대응 전략을 둘러싸고 백악관 외교안보팀과 이견을 보여왔다. 헤이글 장관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측근들과 의사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내부 회의에선 침묵하며 소외된 적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헤이글 장관의 사임은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자 헤이글 장관의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리퍼트가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이후 일어났다.

 CNN도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헤이글 장관은 사실상 강제로 밀려났다”며 “임기를 2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의 안보 정책 기조에서 변화를 원했으며, 지금까지 국방장관으로 임무를 잘 수행해 왔음에도 마지막 (공화당) 인사였던 헤이글이 사임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2006년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를 야당인 민주당에 넘겨준 뒤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선거 직전까지 “럼즈펠드는 나와 임기를 같이할 것”이라며 럼즈펠드 장관에 대한 사퇴 압박을 일축했으나 선거 참패 후 물러섰다.

 헤이글 장관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장관직을 계속 유지한다. 후임자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잭 리드 상원의원,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 등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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