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전화』1천시간 상담 백영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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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6년 가까이 전화상담을 받다보니 우리나라 남성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9월1일, 생명의 전화 창설 6주년 기념일에 1천시간 상담봉사자로 표창받는 백영구씨(64·서울강남구역삼동 영동아파트9동506호)는 우리나라 남성의 부부관계에 대한 교육부재부터 이야기했다.
76년9월1일, 생명의 전화 개통당시부터 지금까지 월3회, 밤11시∼아침7시까지 상담을 받아온 백씨는 상담시간이 밤이어서 그런지 주부들의 상담을 주로 받게된다고 했다.
『전화를 받으면 울기부터 하기때문에 의뢰자나 상담자나 한동안 말을 잊고 있을 때가 많아요. 늦게까지 남편을 기다리다못해 전화를 걸고는 울기부터 합니다) 짧으면 10분, 길면 4시간도 더 걸리는 상담의뢰인의 넋두리는 바로 한국주부의 감춰진 실상이라는 백씨의 설명.
상담의 보람으로 나타난 것은 이번에 7백시간 봉사자로 함께 표창받는 이종옥씨가 바로 백씨의 전화상담을 받고 봉사를 결심, 생명의 전화에서 함께 일하게 된것이라고.
생명의 전화는 세계적으로도 부부문제, 남녀문제의 상담이 많다. 우리나라는 초창기엔 수험생인 10대의 상담이 많았으나 이젠 세계 추세에 따라 부부나 남녀관계의 상담(전체의 39·2%)이 많아지고 있다.
교육공무원이었던 백씨는 정년퇴직후 우연히 신문단신란에서 카운셀러교육에 관한 것을 읽고 생명의 전화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인이었던 백씨는 심의 일조로 생각, 한달에3일을 봉사하고 있다고.
늘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에게 부부관계나 인간관계에서의 테크닉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김경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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