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지도보며 전문직 사무실 228곳 턴 도둑

중앙일보

입력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직들의 사무실만 골라서 턴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24일 상습절도 혐의로 황모(3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옥동의 법무사 사무실 3곳에 침입해 통장과 비밀번호가 적힌 수첩 등을 훔쳐 현금 806만원을 인출하는 등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3년2개월간 서울·부산 등 전국 54개 도시의 전문직 사무실 228곳에 침입해 5억80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다.

황씨는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로드뷰 등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범행 대상을 찾고 도주로 등 동선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버스와 택시 등을 타고 이동하면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침입할 때는 드라이버와 금속막대로 창문과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훔친 돈은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황씨의 안경이 자주 바뀐 것을 발견하고 전국 안경점 500여 곳을 탐문수사해 황씨의 인적사항을 밝혀냈다.

오상팔 울산남부경찰서 형사팀장은 “전문직 사무실에서는 통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비밀번호를 통장에 적어두는 일이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울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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