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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이번엔 다큐연출자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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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많은 사람이 오래전 일만 역사로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선 겁니다. 김용옥이 무지를 깨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 드리겠습니다."

교수로, 한의사로, 기자로 변신을 거듭했던 도올 김용옥(사진)이 이번엔 연출자로 나섰다. 그는 EBS가 8~19일 방송하는 10부작 다큐멘터리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를 직접 제작했다.출연.편집.내레이션까지 도맡아 도올의 색깔이 물씬 묻어나도록 만들었다.

'…독립운동사'는 러시아 연해주, 두만강.압록강 일대, 북간도 등 독립운동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을 6개월간 추적해 만들었다.

구한말 의병장 고광순의 이야기를 다룬 1부 '피아골의 들국화'를 비롯해 3부까지는 국내 투쟁의 기록을 담았다. 또 4.5부는 홍범도와 우리나라 최초의 공산주의자 킴 알렉산드라 스탄케비치의 삶을 쫓는다. 6부는 서간도 신흥 무관학교의 역사를, 7.8부는 조선의용대의 활동을 알아본다. 김일성에 관한 사실들은 9부에서, 임시정부 사람들의 이야기는 10부에서 다룬다.

2일 기자간담회에서 도올은 "그동안 알려진 우리 독립운동사는 1%밖에 되지 않는다"며 "역사 현장에서 만난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까지 새로웠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기존의 다큐멘터리가 다루지 못한 영역을 건드리겠다"고 말했다. 분단 상황 때문에 묻혀졌던 공산주의자들의 독립운동사도 다룰 예정이다.

무엇보다 잘못 알려진 역사는 '점잖게' 꼬집겠다는 게 도올의 생각. 그러나 폭로로 흐르지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청산리.봉오동 전투, 다 홍범도 장군이 주축이 된 사냥꾼들이 승리로 이끈 거예요. 이범석은 스무 살 젊은 청년이었고 50세의 백전 노장 홍범도가 주도한 겁니다. 청산리 전투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요." 도올은 또 우리 민족이 무기력한 것처럼 기술됐던 근현대사를 다시 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무대로 활약했던, '대륙민족'이 펼친 저항의 역사로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이념적 구도는 모두 제거하고 순수한 우리 민족의 저항의식을 보여주려고 하는 겁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다루고 싶습니다."

전인성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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