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부대의 잔학상 조일신문 화보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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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많은 한국인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벌여 세계를 전율케 했던 구일본관동군방역급수부 제731부대 (일명 석정부대)는 최근 일본의 교과서검정왜곡문제를 둘러싸고 또 한번 일본인의 잔학상을 드려 내주는 한 증거가 되고있다.
10일자 일본 아사히(조일) 신문은 731부대의 현지르포기사와 사진을 한 페이지에 기재했다.
한편 이부대의 전대원 「고시」(월정남·64)가 13일 동경 시부야(삽곡)의 야마떼(산수) 교회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전쟁 자료전」에 직접 나와 전대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세균전부대의 잔학상을 고백했다.
「고시」는 「이시이」(석정사낭) 부대장의 운전사로 근무했는데 『이시이 부대가 이른바 마루타(환태)라 불리는 프로들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삼고 독살하는 장면들을 직접 보았으며 도망하는 마루타 천명을 자동차로 치어 죽이는데 자신도 직접 가담했다』고 이 부대의 악마와 같은 죄과를 l시간에 걸쳐 상세히 증언했다.
그는 아기를 낳은 여성 마루타가 가스실에서 아기를 얼싸안은 채 죽어간 일도 있다고 당시의 잔혹상을 밝히면서 이 같은 내용을 죽을 때까지 누설하지 말라고 「이시이」 부대장으로부터 직접 경고를 받았으나 전쟁에 의한 이 같은 참혹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호소하기 위해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시회에는 마루타를 수십 명씩 매장하는 장면이나 생체 해부하는 장면들을 담은 사진 20장과 실험도구 등도 전시되고 있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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