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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9)제78화 YWCA 60년(45)-회관 봉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Y희관이 59년9월3일 드디어 봉헌식을 갖게 되었다. 찬바람이 일 무렵의 가을, 8백여 귀빈들의 축복속에 엄숙한 봉헌예배를 올렸다.
이날 이승만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축하문을 보내 대리 낭독케 했다.『우리나라 여성들이 이 회관에서 많은 학식을 얻으며, 이 건물이 모든 여성의 중심이 되어 우리나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힘이 되라』
이날 참석한 주요한 내외 귀빈들중에는 「다울링」미대사부인을 비롯해 외국공관장 부인들, 그 외에 이 건물이 건축되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개인들, 단체의장들이 참석했다.
이 회관은 지하실을 포함,4층 연건평6백방평에 총공사비 2천5백35만환이 들었다. 지금의 고층빌딩에 비교할 때 대단치 않은 것 같지만 여성들의 힘없는 (경제력에 있어서 말이다)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때만해도 정체력있는 주부는 드물었다. 그래서 스스로 의관 건립기금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대신 의원들은 기업인들을 찾아가 모금운동을 열심히 벌였다. 이 모금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들어 밝힐 수는 없으나 이들의 힘과 정성이 모여 의관 하나가 서게 된 것이다.
이 건물에는 지난 23년동안 하루에도 몇 백명씩의 사람이 드나들었다. 각가지 훈련, 청소년들의 취미모임, 주부들의 취미모임, 교양강좌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쉴 사이 없이 한시도 공간을 비워두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10년전부터는 이 집이 너무좁아 하고싶은 프로그램을 다 못하게 되는 것만이 유감일 뿐이다. 그 자리에 훨씬 높은 짐을 다시 올리려는 계획도 해보았으나 재개발지구이기 때문에 중단되기도 했다. 66년 자그마한 부 건물로 식당건물이 지어졌고 71년 분관을 한층 더 올려 강당을 하나 더 만들게 되었지만 지금 이 건물은 도저히 서울Y가 전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협소하다.
봉천동지회와 독산동에 근로여성회관이 건립되었으나 회원수와 활동의 양에 비해 전혀 미치지 못하는 장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만큼 YWCA가 자라나고 발전한 증거라고 하겠으나 서울지역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이제는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가 분산되어 활동해야할 것 같다.
서울Y가 일개 지방Y지만 건물이 같이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울Y회관을 지을 때는 연합회의 직원이나 연합위원들도 다 내일인양 열심히 뛰었다.
다음은 연합회회관 마련에 대한것은 뒤로 미루고 여기서 한마디 부언하고 싶은 것은 이런 큰일을 함으로써 배운 것 몇 가지를 공개하고 싶다.
대개의 지도자는 혼자 공로를 세우고 명령에 의해 밑에 있는 사람들이 움직여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박「에스터」씨는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도 다른 사람이 같이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Y안에서 특히 그 분과 같이 일해본 사람이면 절대 독주하는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운다. 그분의 그러한 정신이 우리 가운데 있는 동안은 부패할 수도, 잘못될 수도 없다고 확신한다.
다음으로 그의 투철한 봉사정신은 Y안에 깊이 심어졌음을 자부한다. 그의 사랑의정신 또한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어떠한 사람이든 Y안에 들어오고 어디서 어떻게 만난 사람이든 사랑으로 대해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심지어 풀 한 포기까지도 사랑으로 돌보기 때문에 그의 손에서 자란 꽃은 풍요하다. 그러기에 김경자씨가 그의 전기를 쓰면서 제목을 「풍요한 삶」이라고 붙인 것은 너무너 적절한 표현이다.
그의 근속20주년때 그에게 바친 독시 일부를 소개 하겠다.
그이는 다리 놓는 사람
사람과 사람사이, 사람과 하나님
사이를
두 나라 문화에 굳게 뿌리박은
그이는 동서 두 문화의 장점만을
서로 보강하게 합니다.
그이의 신분이나 계급의 장벽을
모르고
젊은이나 늙은이를 다 친구로 여깁니다.
서민이나 권력자나 다 평등하게
모두 다 평등하게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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